#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 J씨는 2020년 간암 진단을 받고 간암 수술 및 입원 치료를 받은 후 국내 한 보험사로부터 총 9441만원의 실손의료보험금을 지급받았다. 여기에다 암 진단비 3200만 원을 추가로 받아 총 1억 원이 넘는 보험금을 수령했다.
최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한국 건강보험과 민영보험 빼 먹는 법’ 등이 공유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 실손보험 손해율이 중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실손보험 손해율보다 많게는 30%포인트까지 차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손보험 가입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데다 암 등 고비용의 중증 질환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0일 대형 손해보험 4개사(삼성화재·현대해상·메리츠화재·KB손해보험)의 외국인 실손보험 손해율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인’과 ‘중국인을 제외한 외국인’의 실손보험 손해율에 큰 차이가 발생했다. D 사의 경우 중국인 국적 실손보험 가입 손해율이 124.1%에 달하는 반면 중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손해율은 88.1%에 그쳐 36%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손해율이 124.1%라는 것은 보험사가 100만 원의 실손보험료를 받으면 보험금이 124만 1000원 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A 사는 중국인 손해율이 114.1%였지만 중국인 제외 외국인은 84.2%였다. B 사는 각각 123.1%와 97.7%, C 사는 109.5%와 79.4%였다. 보험사별로 적게는 25.4%에서 많게는 36%의 손해율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내국인을 포함한 전체 실손보험 손해율 대비 중국인 실손보험 손해율도 더 높았다. 전체 실손보험 손해율이 132.5%, 중국인 실손보험 손해율이 123.1%인 B 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인 실손보험 손해율이 전체 실손보험 손해율보다 높았다. 중국인 실손보험 손해율이 전체 손해율 대비 6.7%포인트까지 높은 곳도 있었다.
중국인 실손보험 손해율이 높은 것은 중국인 실손보험 가입자가 많고 지급보험금도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D 사의 2020~2022년 외국인 가입 실손의료보험 지급 보험금을 살펴보면 상위 30명 중 대부분인 24명이 중국인이었고 상위권은 모두 중국인이 차지했다. 가장 많이 수령한 금액은 3년간 총 1억 8711만 원이었다. 상위 수령인의 대부분은 암 등 중증 질환을 진단받은 사례다. B 사의 2020~2022년 외국인 가입 실손의료보험 지급 보험금의 경우 상위 30명 중 22명이 중국인이었고 1위는 3년간 9441만 원을 수령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외국인의 실손보험과 관련해 사기 정황이 적발된 것은 아니지만 중국 SNS 등을 통해 한국 실손보험금을 타는 방법이 서서히 알려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은 내국인보다 상대적으로 과거 의무 기록이나 진료 내역을 추적하기 어렵다 보니 보험사가 알기 더욱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외국인 거주자가 늘면서 외국인의 실손보험 가입도 늘고 있으며 특히 중국 국적을 유지하는 화교가 많은 만큼 중국인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형 손해보험 4개사의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가입 실손의료보험(개인 실손 기준) 건수는 26만 8635건이고 그중 19만 3015건은 중국인이 차지했다. 전체 외국인 가입자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72%에 달한다. 외국인 국적의 실손보험 가입자 수는 2020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으로 2020년 23만 1232건에서 2021년 24만 8718건, 2022년 26만 8635건으로 늘었다. 외국인과 재외국민은 3개월 이상 국내 체류 시 발급해주는 외국인등록증만 있으면 국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단 실손보험은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만 들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중국인에 대한 보험 심사를 강화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 당국도 외국인 실손보험 가입 및 손해율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전체 실손보험 손해율 기준으로는 국내와 외국인 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며 “외국인으로 인해 국내 실손보험이 피해를 입었다는 특별한 조짐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