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업 부문의 에너지효율을 높이려면 고효율 장비로 교체하는 제조 업체 등에 인센티브를 늘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정부와 전력 공기업은 국내 기업의 고효율 설비투자를 유도하는 각종 유인책을 내놓고 있다.
11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에너지효율을 증진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 등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핵심 기술을 신성장·원천 기술에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게 골자다. 신성장·원천 기술에 포함되면 대기업은 관련 연구개발(R&D) 비용의 최대 30%, 중소기업은 40%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또 시설 투자에 대해서는 대기업에 6%, 중소기업에 18%의 세액공제를 제공한다.
한국전력은 중소기업의 에너지효율화 지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해부터 에너지효율이 높은 기기로 설비를 바꾼 뿌리기업에 교체 지원금을 1.5배에서 2배 상향해 지원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교체 지원 대상 품목을 기존 4개(발광다이오드·인버터·변압기·사출성형기)에서 인버터 제어 공기압축기, 고효율 펌프, 원심식 송풍기를 포함한 7개로 확대했다. 이달부터는 PCM 에어 드라이어와 IGBT 정류기 등 두 품목에 대해서도 지원금을 준다. 이 과정에서 관련 예산을 지난해 55억 원에서 올해 220억 원으로 4배 증액했다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다른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앞서 에너지효율을 높인 사업장에 각종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제공해왔다.
독일은 에너지효율 개선 목표를 달성한 기업들에 에너지세와 전기세 환급 등의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일본은 2017년부터 에너지효율 개선 보조금 제도를 운영해 고효율 설비로 교체하는 사업장에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에 전문가 파견, 기술 지도 등을 한다.
각국이 사업장에 대한 에너지효율 증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산업 부문에서 소모하는 에너지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산업 부문에서 에너지 절약을 이끌어내는 방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체 전력 소비 중 산업용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기 때문이다. 산업 부문에서 에너지효율화가 에너지 과소비를 막는 데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