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2050년 전력수요 2.3배 증가…신규 원전 없인 수급 못맞춰"

[2023 에너지전략포럼]강경성 산업부 차관 기조연설

11차 수급계획 이달 조기수립 착수

고준위방폐물특별법 제정 꼭 필요

내년 6월 시행 분산에너지법 활용

데이터센터·대기업 지방 이전 유도

수소 등 미래 에너지 투자도 강화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1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에너지전략포’'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1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에너지전략포’'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권욱 기자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이 “2050년이 되면 전기 수요가 지금의 약 2.3배로 늘어난다”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신규 원전’을 포함한 새로운 공급 여건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강 차관은 12일 ‘2023 에너지전략포럼’에서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확보를 위한 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초대 산업정책비서관을 맡아 에너지 정책의 큰 그림을 그려오다가 5월 산업부 에너지 담당 차관에 임명됐다.



강 차관은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크게 다섯 가지 키워드로 풀어냈다. 바로 △실현 가능하고 합리적인 에너지 믹스(구성) △튼튼한 자원·에너지 안보 확립 △시장 원리 기반 에너지 수요 효율화 △에너지 신산업의 수출 산업화 △에너지 복지 강화 등이다. 이달 말 논의에 착수하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년)’은 이런 국정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2년 주기로 돌아오는 15년치 전기본 수립 일정도 예년보다 6개월가량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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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강 차관은 ‘장점만 있는 에너지원도 단점만 있는 에너지원도 없다’며 적절한 에너지 믹스를 강조했다. 그는 “(너무) 비싸면 공급에 문제가 있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으면 수용성에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10차 전기본(2022~2036년)에 대해 “원전 이용을 확대하고 재생에너지를 실현 가능한 수준의 목표로 두면서 균형 있는 에너지 믹스(구성)를 정립했다”고 평가했다. 10차 전기본에 따르면 2036년 전력원별 발전 비율은 원전(34.6%), 신재생(30.6%), 석탄(14.4%), LNG(9.3%) 순이다. 이르면 내년 초 공개될 11차 전기본은 한 발 더 나아가 기저 전원인 원전의 비중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강 차관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했고 안전성 기반 하에 2030년까지 (수명이 끝나는 원전) 10기 계속운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제는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때임을 시사했다. 그는 “에너지 안보, 탄소 중립 두 가지 과제 측면에서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원전이 최선의 답”이라며 “원전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준위방폐물특별법도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차관은 가파르게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한 적시 대응 능력을 높일 것임을 강조했다. 지난 정부에서 공개한 ‘205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전체 전력 수요는 1166.5~1213.7TWh(테라와트시)로 2018년 대비 221.7~230.7%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발전소 내 소비와 송배전손실(3.5%) 등을 고려한 2050년 전력 공급은 적어도 1208.8~1257.7TWh는 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용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등 15개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을 뒷받침할 전력 수급도 발등의 불이다. 그런 만큼 강 차관은 늘어나는 전력 수요와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실어 나를 계통망 보강을 약속했다. 이어 내년 6월 시행되는 분산에너지특별법을 활용해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데이터센터나 대기업 본사의 지방 이전을 유도하겠다는 복안도 드러냈다. 그는 “분산에너지가 활성화되면 송전 계통에 대한 부담도 줄어든다”며 “한전을 통하지 않는 직접 거래에 대한 특례가 있기에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지방 이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차관은 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자 등의 등장으로 역할이 달라진 전력 시장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과거에는 정책 수요자가 소수의 공기업 등으로 단순했는데 지금은 사업자가 개인·법인 등을 망라해 5000여 개에 이른다”며 “효율성과 공정성이 보장되도록 전력 시장 개편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강 차관은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해) 무작정 전력 공급을 늘릴 수는 없다”며 “가장 좋은 대안은 적게 쓰고 효율을 높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에너지 절약은 단순 캠페인성 호소가 아니라 에너지 당국이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스마트한 기기를 활용해 스스로 아껴 쓰도록 유도하는 쪽이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끝으로 “수소 등 미래 에너지에 대한 투자도 강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세종=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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