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긴축 강도가 예상보다 약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노동 통계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0%(전년 대비)로 5월의 4.0%에서 둔화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3월(2.6%)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 예상(3.1%)보다도 소폭 밑돌았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로 5월의 0.1%에서 올랐지만 예상(0.3%)은 하회했다. 식품·에너지 등을 제외해 수요 측 물가 압력을 보여주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4.8% 상승하며 전월의 5.3%에서 둔화했다. 시장 예상(5.0%)을 밑돌며 2021년 11월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0.2%로 5월의 0.4%에서 둔화했다.
현재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라 5.25~5.50%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6월 물가가 둔화한 것으로 나오면서 연말까지 금리를 한 번 더 올리는 정도로 충분하다는 공감대가 확산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선물 시장에서 이날 통계 발표 전 미국이 금리를 한 번 더 올려 연말께 기준금리가 5.50~5.75%가 될 것이라고 보는 확률은 30% 이상이었지만 통계가 나온 후 가능성은 20%대로 낮아졌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도 연준이 7월에 금리를 올리고 장기간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준 관계자들은 이보다 매파적인 입장을 나타낸 바 있어 시장과 힘겨루기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담당 부의장은 10일 “물가 목표치(2%)에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할 일이 좀 더 있다”고 말했고 같은 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올해 중 두어 번의 금리 인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역시 “연내 2회 추가 인상을 시사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도표)와 내 견해가 일치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