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13일 강한 장맛비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광주 한 아파트 단지는 도시가스 배관에 누수가 발생하면서 가스 공급이 끊겼고, 낙뢰로 인한 단전으로 공항철도 열차 운행이 한때 중단됐다. 도로와 주택이 빗물에 잠기는가 하면 도로 비탈면 토사가 유실돼 1명이 다치기도 했다.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15일까지 일부지역에 최대 400㎜ 이상의 비가 더 올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강한 비가 쏟아진 전날 오후 6시 20분께 광주 서구 풍암동에 있는 한 아파트단지 614세대에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 점검에 나선 업체는 비가 가스공급 배관으로 유입된 사실을 확인하고 복구 작업을 벌여 이날 오전 5시 15분께 가스 공급을 재개했다. 하지만 복구 작업에도 가스공급 압력은 재차 낮아졌고, 업체는 추가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오전 10시 36분에는 공항철도 인천 계양역에서 서울역 방향 구간에 단전이 발생해 열차 5대의 운행이 5분가량 중단됐다. 공항철도는 낙뢰로 인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이날 서울시 도봉구 일대에 전력 공급이 끊겨 2123가구가 불편을 겪었으며 인천시 미추홀구 빈 주택과 오피스텔 담벼락이 무너지기도 했다.
오전 11시께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에 있는 빌라 옥상이 침수됐고, 아파트 배수구가 역류하거나 화장실이 침수됐다는 신고도 인천소방본부에 접수됐다.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에서도 “주택 벽돌이 무너져 내릴 것 같다”는 119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안전 조치를 했다.
이날 서울·부산·광주·경북 등 5개 시·도에서 38가구 60명이 일시 대피했으며 전국에서 도로는 19곳, 하천변은 165곳이 통제됐다.
진천서 빗길에 시내버스·승용차 충돌…6명 부상
충북 지역에서는 강한 장맛비로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오전 10시 7분께 충북 진천군 진천읍 교성리 편도 1차로 내리막길에서 시내버스가 빗길에 미끄러져 마주 오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시내버스 운전기사를 비롯해 승객 5명도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낮 12시 5분에는 진천군 초평면 화산리 중부고속도로 하남 방향 편도 2차선 도로에선 1t 트럭이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이어 뒤따라오던 트레일러가 1톤 트럭을 충격했고, 앞 차량의 사고를 보고 멈춰 선 SUV를 11톤 트럭이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1톤 트럭 운전자와 SUV 운전자 등 모두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많은 비가 강하게 내리면서 도로변 토사 유실과 낙석도 이어졌다.
전남 화순군에서는 이날 오전 0시 19분께 이양면 복리 산간 도로 경사면에서 토사가 쏟아져 내렸다. 이 사고로 1톤 트럭을 몰고 이 일대를 지나던 50대 남성이 도로에 쌓인 토사에 부딪히면서 팔목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기상청은 오는 15일까지 충남과 전북에 비가 많이 내리는 곳은 강수량이 400㎜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기남부·강원남부 내륙·강원산지·충북·경북북부 내륙에는 최대 300㎜ 이상, 전남에는 최대 200㎜ 이상 비를 전망했다.
특히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에는 14일까지 시간당 30∼80㎜ 비가 쏟아질 수 있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그동안 많은 비로 지반이 약화하는 등 피해가 누적된 상황인 만큼 추가적인 비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2단계 대응과 함께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대본부장은 신속 대응을 위해 호우 대비 비상 대응체계 유지를 요청했다.
소방청도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했다. 중앙긴급구조통제단장(남화영 소방청장)은 기상특보 발표 전이라도 지역별 강수 상황을 고려해 인명피해 우려 지역의 예방 순찰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또 신고 폭주에 대비해 119 종합상황실 신고접수대를 확대 운영하고, 동시다발적 출동이 발생하면 행정 차량을 활용해 가용소방력을 최대한 동원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