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교 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고등학생이 과거 숨진 피해자를 상대로 학교 폭력(학폭)을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 모 여고 3학년 A양(17)은 지난 12일 낮 12시쯤 서구에 있는 친구 B양의 자택에서 긴급 체포됐다. A양은 B양을 때리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같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사이로 알려졌다.
경찰은 A양의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했다. A양은 범행 직후 본인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다 실패해 자수했다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입학 후 친하게 지냈던 B양이 최근 절교하자는 이야기를 해 B양의 물건을 가져다주러 집에 갔고 B양과 이 문제로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며 “다투다가 그랬다”고 진술했다. 평소 친분이 있는 사이였는데 절교하자는 B양의 말에 다툼이 생겨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한 매체의 보도에서 A양의 진술과 다소 상반되는 정황이 나왔다. A양이 과거 B양을 상대로 학폭을 저질렀다는 내용이다.
지난 13일 MBC의 보도에 따르면, A양은 고2 때인 지난해 8월 B양과 관련해 학교폭력위원회(학폭위) 처분을 받았다. 대전시교육청은 학폭위에서 A양이 학폭 가해자로 판단됐지만, 처분은 학급 분리 조치에 그쳤다고 밝혔다.
B양의 유족은 “(B양은) 가해자의 전학을 강력하게 원했는데 다른 반으로 이동조치되는 걸로만 결과가 나왔다”며 “학급은 분리됐지만 (B양이) 이동수업 때마다 가해 학생을 마주치는 걸 힘들어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해당 학교 측은 학폭위 개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번 살인 사건과 당시 학폭위는 무관하며, 처분 수위 역시 개인정보에 해당해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매체에 밝혔다.
경찰은 B양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다.
A양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신문(영장 실질심사)은 14일 대전지법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