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무인 점포 내에서 경찰관의 실제 근무 영상을 볼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된 단말기를 개발해 시범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당시 우후죽순 생겨난 무인 점포를 겨냥한 범죄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범 운영 기간 절도 사건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 등 범죄 예방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거리 측정 센서로 출입자를 감시하고 이용객에게 경찰관의 실제 근무 영상을 재생하는 스마트단말기를 최근 개발해 시범 운영 중이다. 영상에는 지역 경찰과 CCTV 관제센터의 근무 활동을 간접 체험하는 듯한 콘텐츠가 재생돼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경찰이 올해 5~6월 충북청 관내 5곳에 단말기를 설치한 후 현재까지 해당 업소에서 단 한 건의 절도 사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단말기 개발에 나선 배경에는 무인 점포 내 절도 사건 급증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무인 점포 절도 건수는 6018건으로 3514건이던 전년 대비 71.25%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약 16건씩 무인 점포에서 범죄가 발생한 셈이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의 범죄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 보안 솔루션 기업 에스원의 85만 고객처 빅데이터 중 무인 매장 관련 범죄 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무인 점포 절도범으로 제한하면 10대 비중은 34.8%였다. 전체 절도 피의자 중 10대 비중이 18.6%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수치다. 범죄 발생 시기는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 인적이 드문 토요일과 일요일로 전체의 43.4%에 달했다.
단말기 보급을 늘릴 경우 절도범 중 다수인 청소년들의 범죄율을 낮추는 데도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단말기를 개발한 안영애 충북경찰청 생활안전과 경위는 “관리자가 없는 매장 환경에서 10대 청소년들이 범죄 유혹에 노출되기 전 범죄 예방책을 고심하다 어린이들이 영상에 익숙하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매장에 들어왔을 때 경찰관의 실제 근무 모습을 보게 되면 경찰관으로부터 보호받는 안전한 환경이라는 인식과 함께 범죄 예방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