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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왜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하나…EMP 폭탄, 美도 못막아[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위성 발사체’와 탄도미사일 핵심기술은 사실상 같아

위성이 실리면 발사체지만, 핵 탑재하면 탄도미사일

“북한, EMP탄 개발 완료”…한미 지휘체계 마비시켜

30㎞ 이상 고도에서 핵EMP 사용한다면 남한전제 피해

고도 400km에서 핵폭발 시 미 본토도 영향반경 들어가

김정은?“남한 고공에서 폭발, EMP 공격 가할 수 있다”

“작전지휘체계 마비시킨다는 표현은 EMP 시험 시사”

우리 군 준비 중인 EMP탄은 비핵전자기펄스 형태

김정은의 집무실이 있는 평양 상공에서 EMP 폭파

北 C4I(지휘통신시설)체계 먹통…핵·미사일 무력화

전자기기를 무력화시키는 방식으로 광범위한 피해를 입히는 EMP탄. 사진 제공=방위사업청전자기기를 무력화시키는 방식으로 광범위한 피해를 입히는 EMP탄. 사진 제공=방위사업청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만리경-1호를 탑재한 로켓발사체를 지난 5월 31일에 발사했다. 결과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례적으로 북한은 곧바로 발사실패도 인정했다. 로켓의 신형 엔진과 연료에 기술적 결함이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북한은 왜 지금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하며 국제적 시선을 끄려고 하는 것일까? 위협적 살상무기인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아닌데. 그 속내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북한이 주장하는 ‘위성 발사체’와 탄도미사일 핵심기술은 사실상 같다. 비행체를 대기권 밖으로 쏘아 올린 다음 탑재된 물체를 분리하는 것까지는 같은 방식이다. 문제는 위성이 실렸으면 위성발사체지만, 핵무기를 탑재하면 탄도미사일’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유엔은 2009년 안보리 결의 1874호를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를 금지했다. 이 때문에 국제 사회가 우려하는 탄도미사일이 아닌 정찰위성 발사라고 주장하며 명분 쌓으며 또 다른 전략무기를 개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위성 발사체 개발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북한은 6차례 위성체의 궤도 진입을 시도해 두 차례 성공한 적이 있다. 2012년 12월 발사한 ‘광명성 3호 2호기’와 2016년 2월 발사한 ‘광명성 4호기’가 현재 우주 궤도에 있다. 대외적으로 북한은 위성들과 송수신이 정상적으로 이뤄진다고 발표하지마 정기적인 송수신은 식별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 발사장에서 쏜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 모습.정찰위성을 실은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몇 분 만에 서해에 추락했다. 연합뉴스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 발사장에서 쏜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 모습.정찰위성을 실은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몇 분 만에 서해에 추락했다. 연합뉴스


미국 우주군사령부의 전 세계 위성정보 서비스인 스페이스 트랙(Space track)에서 ‘KMS-4’로 명명된 광명성 4호는 최근 6월 30일 대기권에 재진입한 뒤 소멸(Decayed status)되기도 했다. 북한이 우주로 쏘아올린 위성 능력은 2022년 12월 위성에서 찍은 것이라 주장하는 서울 도심 사진에서 간접적으로 확인 가능한데, 북한이 주장하는 위성의 분해능(해상도)은 20m 수준으로 이는 폭 20m의 공간을 1화소에 담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 발사된 만리경-1호는 1m 크기에 무게 500㎏, 해상도가 최대 1~3m 이내인 소형 관측위성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탓에 한국 등 선진국 위성의 분해능은 0.5m 수준이고, 미국은 0.3m 수준으로 정찰위성으로 쓰려면 분해능이 0.5m는 돼야 하지만 북한이 공개한 수준은 상업용으로 쓰기에도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북한은 위성 운용 경험이 없어 분석능력에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어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북한 정찰위성의 능력을 미국의 1960년대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북한의 우주개발 능력은 위성체 발사를 강화하기 보다는 ICBM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발사체 능력에 집중돼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게다가 ICBM 기술도 정밀 유도 및 대기권 재진입이라는 제약성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탓에 전문가들의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하는 의도가 다른데 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속내가 전자기펄스(EMP) 폭탄 개발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다. EMP는 탄도미사일의 정밀 유도를 요하지 않고, 외기권에서 폭발하는 만큼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즉 살상용 폭탄으로 활용한다면 북한으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공격 수단이 될 수 있다. 즉 핵탄두가 탄도미사일을 활용해직접적으로 목표물을 공격하기보다 EMP 효과 통해 미국의 핵 보복에 대한 부담감을 줄이면서 우리 군의 첨단 전력을 무력화하는 최상의 선택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로켓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 서해에 추락한 지 보름 만인 지난 6월16일 우리 군이 인양해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뉴스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로켓발사체 '천리마 1형'의 잔해. 서해에 추락한 지 보름 만인 지난 6월16일 우리 군이 인양해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EMP(Electromagnetic pulse) 폭탄은 고출력전자기파를 발생시켜 전력 통신망과 각종 전자기기를 한 순간에 무력화 시키는 미래전의 주요 무기다. 반경 수백km 이내의 전자장비를 일시적으로 먹통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초연결시대에 이 같은 EMP 공격은 한 사회를 마비시켜 석기시대로 되돌릴 수 있는 심각한 위협이다.



북한의 도발이 문제되는 것은 고고도 핵폭발 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강력한 핵 EMP 경우 해당 지역의 전력 회로망과 컴퓨터, 통신망 등 모든 전자 장비를 한꺼번에 마비시킬 수 있는 강력한 전자파를 순식간에 분출한다. 우리 군의 무기체계 대부분이 첨단 전자 부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막대한 손상을 입는 것을 불가피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자동차와 항공기, 가스, 전기 등 사회 기간 통제망도 상당한 피해를 초래하기기 때문에 우리 국민에게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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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핵 EMP 위력은 폭발위력과 거의 선형으로 비례한다는 점이다. 고도가 높을수록 폭발위력이 더욱 커진다. 10㎞ 이상 서울 상공에서 핵탄두를 폭발시키면 서울과 경기권 전체의 전자장비와 통신망을 마비시킬 수 있다. 60~70㎞ 고도에서 폭발할 경우 남한 전체가 피해를 본다. 군사적으로 전자장비에 미치는 영향이 현저해 30㎞ 이상 고도에서 EMP 목적의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첨단 전자시스템으로 구축된 한미연합의 방어기제를 무력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즉 남한이 블랙아웃’ 사태에 빠진 것이다. 군의 무기와 장비를 비롯한 모든 정부 기능이 마비되고, 고층 아파트의 전기, 급수가 차단되며 엘리베이터가 멈춰 주민이 갇히고, 모든 교통신호가 꺼지며 차량, 지하철이 엉키는 교통대란이 일어난다. 또 원자력 발전소의 전기가 끊겨 방사선이 누출되는 등 최악의 대공황 상태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해 지옥같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심지어 고도 400km에서 핵폭발 시 미 본토까지 영향 반경에 들어가게 된다.

지난 3월 2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전날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500m 상공에서 공중폭발한 시험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공개한 공중폭발 훈련 모습. 사진 제공=연합뉴스지난 3월 2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전날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500m 상공에서 공중폭발한 시험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공개한 공중폭발 훈련 모습. 사진 제공=연합뉴스


EPM 폭탄에 대한 북한의 위협은 오래전부터 감지되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계속되고 있다. 북한 6차 핵실험을 할 당시, 김정은이 “남한 고공에서 폭발, EMP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핵실험 전 수소탄 모형을 공개하며 초강력 EMP 위협을 부각하기도 했다.

당장 올해 3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의 500m 상공 공중 폭발을 시도했다. EMP 실험과 관련 있을 것으로 일부 전문가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 3월28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북한군이 핵 공중폭발 시험사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중부전선의 중요 화력타격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미사일부대에서 관하 구분대들을 중요 화력타격 임무 수행 절차와 공정에 숙련시키기 위한 시범교육사격 훈련을 진행했하였다”며 “군부대 직속 교육중대가 동원되였으며 지상대지상 전술탄도미사일 2발로 핵 공중폭발 타격 방식의 교육시범사격을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군이 전술핵탄두를 500m 상공에서 공중폭발하는 훈련을 벌였다고 밝힌 것이다. 핵EMP(Nuclear Electromagnetic Pulse) 공격 능력을 보유하기 위한 훈련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핵EMP란 고도 30km 이상의 고고도에서 핵무기를 공중폭파시켜 도심지의 전신, 통신망을 마비시키는 전략무기다.

북한의 EMP 기술 수준을 어느 정도에 와 있을까. 2004년 러시아의 EMP 기술이 북한으로 이전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 의회 산하 ‘국토안보 EMP 태스크포스’의 피터 프라이 사무총장은 2021년 북한이 초강력 EMP탄과 대포(cannon) 개발을 완성했고 미 본토 전체를 공격할 수 있는 초강력 고고도 EMP 공격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초강력 EMP 무기는 소형, 경량, 저위력으로 설계됐고, 광명성 3-4호 위성 및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에 탑재가 가능해 이를 통해 한미일 전 지역을 공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미 중앙정보국 러시아 분석관을 지낸 피터 빈센트 프라이 박사더 “서구 사회는 북한의 기만술 등으로 인해 북한의 전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북한은 이미 초강력 EMP탄과 대포 개발을 완료했다”며 “북한은 이미 핵분열 방식(NEMP) EMP 계열 중에서도 러시아 기술을 차용한 초강력 EMP 무기 (Super EMP Weapons) 역량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이 핵 EMP 피습 시 예상되는 피해 범위. 연합뉴스미국이 핵 EMP 피습 시 예상되는 피해 범위. 연합뉴스


우리의 군 전문가들도 북한의 핵EMP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이상민 한국국방연구원(KIDA) 북한군사연구실장은 지난 10일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안보포럼'에서 “북한이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되는 지구권 재진입 능력(re-entry capability)과 무관한 핵EMP(핵전자기파)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실장은 “북한이 최근 작전지휘체계(C4I)를 마비시키는 특수기능전투부를 강조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을 공개한 것은 핵EMP 시험 가능성을 의미한다”며 “작전지휘체계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마비시킨다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EMP 시험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MP탄은 크게 핵폭발을 이용하는 방식(NEMP)과 핵폭발 없이 사용하는 재래식 방식(NNEMP)으로 나뉜다. 우리 국방부는 지난 2019년 국방중기계획에서 EMP탄 배치를 공표하고 핵폭발을 이용하지 않는 방식(NNEMP)의 무기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군이 준비중인 EMP탄은 어떤 형태일까. 군 당국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1999년부터 9년간 EMP 응용연구를 마치고 2008년 9월부터 EMP탄 시험개발에 착수했다. 고출력 EMP를 발생시키는 EMP탄을 항공기에서 투하해 반경 1∼5㎞ 이내의 전자장비 기능을 마비시키거나 실제 파괴하는 개념으로 발전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이 개발 중인 EMP탄은 비핵전자기펄스 형태이다. 평양 상공에서 항공기를 이용해 EMP 폭탄을 투하하거나 북한에 진입하지 않고 순항미사일을 이용해 EMP를 방출시킬 수도 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평양 노동당 청사 상공에서 EMP를 터트리면 C4I(지휘통신시설)체계가 먹통이 된다. C4I가 무력화되면 북한 군 지휘부가 사용할 핵·미사일 발사 과정에 상당한 통신장애를 유발시켜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이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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