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분들 같은 경우 장기간 근무하다가 실업 당해서 오신 분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오는데, 여자분들이나 젊은 청년들은 계약기간 만료된 이 기회에 쉬겠다고 온다.”
“실업급여 받는 도중에 해외여행 가고, 일했을 때 자기 돈으로는 살 수 없던 샤넬 선글라스나 옷을 사며 즐기고 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국회에서 실업급여 제도 개선 공청회를 개최한 가운데 이날 참석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업무 담당자의 이같은 발언이 정치권을 비롯해 여성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이날 공청회를 개최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정부 담당자의 발언을 한 번 더 언급했다. 박 의장은 이날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사단법인 산학연포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 초청 특별강연회’에서 “(실업급여를 받으러 오는 젊은이 중) 한 부류는 아주 밝은 얼굴로 온다고 한다”며 “실업급여를 받아서 명품 선글라스를 끼고 해외여행을 다녀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은 지금 주력이 50~60대고 20대는 일을 많이 하지 않는 구조”라고 했다.
실업급여 수급자에 대한 폄훼 발언이 잇달아 나오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당시 공청회가 실업 상태의 구직자·여성·청년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가 총체적으로 드러났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실업급여로 샤넬 선글라스 운운하는 건 ‘기초생활수급 아동이 감히 돈까스 사 먹느냐’며 민원을 넣는 수준의 시비 걸기”라며 “그렇게라도 마음을 달래고 재충전하면 안 되는 거냐. 실업급여 받는 사람은 쌀 사 먹을 돈도 아껴서 좁쌀로 죽이라도 쒀서 먹어야 하냐”라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도 “실업급여 받으러 가는 여성은 표정 검열도 해야 하고 돈을 어떻게 쓸지 허락도 맡아야 하냐”며 “이게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말한 정부의 여성 인식이냐”라고 꼬집었다.
이 외에도 “실업급여를 노려가며 몇 달 단위로 일하고 관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누가 이력·경력 생각 안 하고 그렇게 하겠느냐”, “요즘 젊은 애들이 실업급여를 많이 받는 것은, 사용자들이 이들을 뽑아 필요한 기간만 노동력을 쓰고 정규직 전환을 시켜주지 않기 때문”, “실업급여를 한 500만원 주는 것도 아니면서 노동자만, 여성만 후려친다” 등의 지적이 잇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