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을 비관해 자기 집에 불을 낸 뒤 119에 신고해 놓고는 정작 소방관의 화재 진압을 방해한 50대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한밤중에 자신의 주거지인 울산시 중구의 한 빌라에서 침실 방문에 불을 낸 뒤 스스로 119에 신고했다.
소방관이 출동하자 A씨는 “불이 다 꺼졌다”고 거짓말하며 10여 분간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소방관이 현관문을 강제로 열려하자, A씨는 그제야 문을 열었다. 소방관이 불이 난 침실 쪽으로 들어가려고 했으나, 다시 A씨가 막았다. 결국 소방관이 A씨를 끌어내고 나서야 진화 작업을 할 수 있었다.
A씨 때문에 진화가 늦어지면서 집 벽면과 조명 등이 불에 타 4600만 원 상당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A 씨는 2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스트레스에 시달려 이처럼 범행했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거주하던 빌라에는 다른 주민도 있어 자칫 무고한 다수의 생명과 재산에 중대한 피해가 생길 수 있었다”며 “다만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동종 범죄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구속돼 5개월간 수감 생활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