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에 접어든지 3주 만에 전국에 400㎜ 넘는 ‘물폭탄’이 쏟아졌다. 이는 평년 장마철 강수량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장마철에 돌입하고 이달 15일까지 3주간 중부지방에 평균 489.1㎜, 남부지방에 평균 472.9㎜, 제주에 평균 307.7㎜ 비가 왔다.
평년(1991~2020년 평균) 장마철 강수량(중부 378.3㎜·남부 341.1㎜)보다 중부지방은 29.3%, 남부지방은 38.6% 많은 비가 내렸다. 제주는 평년치(348.7㎜)의 88.2% 수준이다.
평년 장마 기간은 중부지방 31.5일, 남부지방 31.4일, 제주 32.4일인데 올해의 경우 이미 3주간 강수량이 평년 장마철 강수량을 넘어선 것이다.
주요 지점 누적(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5일 밤 12시까지) 강수량은 제주 한라산 삼각봉 1131.0㎜, 충남 청양군 정산면 913.5㎜, 경북 영주시 이산면 904.5㎜, 경북 문경시 동로면 864.5㎜,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862.0㎜, 전북 장수군 819.5㎜, 전남 구례군 성삼재 820.5㎜, 전북 군산시 790.1㎜, 광주 747.7㎜ 등이다.
특히 이번에 수해를 입은 지역 가운데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설치된 문경과 청주의 최근 30년 기록을 보면, 문경은 평균 장마 기간 31.3일 동안 비가 365.6㎜ 내렸고 청주는 평균 장마 기간 31.0일에 비가 344.7㎜ 내렸다.
호우가 집중됐던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문경 동로면에는 485.5㎜, 청주 상당구에는 474.0㎜의 비가 내렸으니 각각 평년 장마철 강수량보다도 32.8%, 37.5%씩 많은 비가 불과 사흘여 만에 내린 셈이다. 청양 정산면에는 무려 570.5㎜, 공주 금흥동 511㎜, 익산 함라면 499.5㎜, 세종 새롬동 486㎜, 군산 내흥동에도 480.3㎜에 달하는 비가 사흘여 만에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철 강수량은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이미 최근 10년 사이 4번째로 많다.
문제는 비가 더 내릴 것이라는 점이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강원남부내륙·산지와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전남권과 경남권에는 시간당 20∼50㎜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19일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지속해서 내리고 20~21일은 제주를 제외하고는 소강상태에 들어갔다가 22~24일 다시 전국에 비가 오고 25~26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짧은 시간 비가 집중적으로 퍼붓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지난 13일 전북 군산 어청도에는 시간당 48㎜, 14일 신안 임자도에 시간당 63㎜, 전날 구례 성삼재에 시간당 57㎜, 이날 신안 장산도에 시간당 55㎜의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시간당 강수량이 30㎜ 이상인 비를 '매우 강한 비'라고 표현하는데 이를 넘어서는 수준의 비가 내린 것이다. 1시간 누적 강수량이 50㎜ 이상, 3시간 누적 강수량이 90㎜ 이상이면 '극한호우'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