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겹규제 묶인 K헬스케어…해외로 발길 돌리는 기업들

웨이센, 베트남서 시범사업 진행

하이케어넷도 美사업 공동 수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이 해외 시장의 문을 적극 두들기고 있다. 시장 규모의 차이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친 규제 문제도 해외 진출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헬스케어 산업은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확대하고 예방의 영역과 관련된 만큼 국민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한다. 업계에서는 관련 규제를 적극 해소해 국내 헬스케어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웨이센은 이달부터 베트남 빈쯔엉 병원 산하 보건소에 ‘웨이메드 코프’를 공급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웨이메드 코프는 스마트폰 앱으로 환자의 호흡기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셀프 스크리닝 앱이다. 스마트폰으로 호흡음, 기침음, 성음을 분석해 환자 스스로 일상생활에서 호흡기 건강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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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케어넷은 미국 재향군인회에 비대면 진료와 의료기기를 제공하는 2차 시범 사업에 참여하는 4개 기업 중 하나로 선정됐다. 1차 시범 사업에서는 퇴역 군인을 대상으로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비대면 진료와 연계했다. 2차 시범사업에서는 보다 확장된 범위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4개 기업 대상으로 진행되는 시범 사업 규모는 총 1조 원이 넘는다.

시장조사기관 GIA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연 평균 18.8% 성장해 2027년 65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은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해 적극적인 규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규제 대상을 제품에서 제조사로 전환하는 인증제를 시행하며 규제 개혁을 이뤘다. 유럽도 정부 주도로 의료 산업 데이터를 통합하고 있으며 중국은 원격 의료를 적극 확대했다.

반면 국내 시장은 여전히 이중삼중 규제 사슬에 가로 막혀있다. 디지털 치료제(DTx)의 인허가 과정에서는 혁신의료기기 심사, 보험 등재 등 기관 간 정보 공유 부족으로 이미 수행했던 임상을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보기술(IT) 선진국임에도 비대면 임상은 아직 첫발조차 떼지 못했다.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질병 예측 또는 식습관 개선 등을 제안하는 것에 대해서는 규제조차 없는 상황이다. 비대면 진료도 직역 단체에 가로 막혀 축소되며 관련 산업은 후퇴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장점은 시장 규모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의료서비스 소외자의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고 의료기관 방문이 어려운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도 높일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의료 행위의 개념을 단순 진료에서 관리의 영역까지 확장시킨다.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자 비중 증가 등 사회적 변화로 필요성이 점차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계 한 관계자는 “규제 개혁이 이뤄지지 않고 기존의 규제에 의존하다 보니 시장에 진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부분엔 규제를 마련하고 낡은 규제는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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