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대표 게임인 ‘콜 오브 듀티’를 최대 경쟁자인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계약 기간이 10년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져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수로 인한 MS의 독점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일소하기 위해 쐐기를 박았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 시간) 필 스펜서 MS 게이밍 최고경영자(CEO)는 개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뒤에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 콜 오브 듀티를 공급하는 계약을 확정하게 돼 기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계약 기간은 10년으로 확인됐다. 앞으로 10년 간은 잡음 없이 경쟁사들도 콜 오브 듀티를 라인업으로 확보할 수 있게 돼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애초 지난해 1월 인수 규모만 690억 달러(약 87조원)에 달하는 세기의 딜인 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발표된 뒤 게임업계와 규제 당국의 가장 큰 우려는 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을 독점해 시장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었다. 특히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은 MS의 콘솔 게임인 엑스박스의 최대 경쟁자로 꼽혀 가장 큰 반발을 보였다. 짐 라이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부문 사장은 하원 청문회 진술을 통해 “MS의 인수는 업계의 공정한 경쟁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양사 간의 인수 거래 종료 목표 시점은 이달 18일이다. 이때까지 잡음 없는 인수 성사를 위해 MS는 당분간 공정 경쟁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인수 첫날부터 규제 당국, 플랫폼, 게임 업체, 소비자 등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인수를 위한 최종 절차를 마무리한 뒤에도 더 많은 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이 콜 오브 듀티를 즐길 수 있게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 이 거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에 인수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