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한국지역난방공사, 출자지분 팔아 300억 회수한다

4000억 적자·부채비율 360% 경영난

해상풍력업체 윈드밀 등 3개사 정리

내년 상반기까지 매각해 재무개선

"떠밀려 헐값에 매각" 우려 목소리도





한국지역난방공사(한난)가 투자 기업의 지분을 대거 처분한다.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고육책이다. 한난은 내년 상반기까지 투자 기업 지분 매각을 통해 약 300억 원의 자금을 회수한다는 목표다.



1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난은 최근 지역 냉난방 업체인 휴세스와 신재생 업체 신안그린에너지·윈드밀파워 등 3개 업체 지분을 처분하기 위한 주간사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 한난은 현재 총 11개 기업에 출자한 상황인데 이 가운데 수익이 제대로 나지 않는 3개 사에 대한 지분 매각에 나서는 것이다.

특히 관심을 끄는 기업은 한난과 삼천리가 2006년 9월 합작 설립한 휴세스다. 이 업체는 수원 호매실 등 경기 일대에 지역 냉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공급 세대 수는 8만 9509가구에 달한다.

문제는 떨어지는 수익성이다. 누적 적자로 자본금(500억 원)보다 결손금(547억 원)이 더 많은 자본잠식(-47억 원)에 빠져 있다. 휴세스는 지난해에 18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양산 에덴밸리 육상풍력발전 사업을 하고 있는 윈드밀파워 역시 좀체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2021년 155억 원의 적자에서 지난해 19억 원의 흑자로 돌아선 신안그린에너지는 전남 신안군 일대에서 육·해상풍력발전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기업의 최대 주주는 포스코에너지(이후 포스코인터내셔널에 흡수합병)로, SK E&S 등 에너지 업체들이 주요 주주로 포진해 있는 게 특징이다.

시장에서는 한난이 본업인 집단 에너지 사업에서의 부진 때문에 투자 기업 지분을 처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전·한국가스공사 등에 가려져 있을 뿐 한난도 원가 이하로 에너지를 판매하는 열요금 역마진 구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 결과 한난은 지난해 403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상 최악의 성적표였다.

특히 한난이 회사채 투자가들과 부채 비율을 400% 이하로 유지하는 계약을 맺고 있어 빚에 의존하는 차입 경영을 지속하기 어려운 점도 지분 매각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난의 부채 비율은 2020년 12월 말 236.70%에서 올해 3월 말 359.87%로 악화했다.

앞서 한난은 지난해 8월 정부가 지정한 재무 위험 기관 14곳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서도 두 계단(2021년 A등급→2022년 C등급) 하락했다. 한난으로서는 경영 정상화 차원에서 투자 기업에 대한 지분 구조 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난은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안에 따라 2026년까지 자회사 3곳(300억 원)의 출자 지분과 유휴 부동산 5건(1135억 원) 등도 매각할 예정이다.

다만 지분 매각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등 떠밀려 지분 매각에 나서다 보니 헐값 매각으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실제 구조 조정이 한창인 한전 발전 자회사의 해외 광산 지분 매각 작업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구체적 청사진 없이 단기적 재무구조 개선에만 치중할 경우 공공기관의 알짜 자산을 헐값에 파는 우를 범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유현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