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친구인 여학생의 나체 사진을 찍은 뒤 협박해 수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은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피고인 신문을 요청했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가 19일 오전 10시40분 미성년자 유인, 강간,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및 촬영)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5)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을 심리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종결하고 결심 절차를 이어가려 했지만 피고 측 변호인이 “A씨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심에서부터 A씨에게 발언 기회를 충분히 제공했다는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변호인은 “A씨가 항소심에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어 피고인 신문 형태로 진행하고 싶다”며 “다음 기일에 피고인 신문 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재차 요청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오는 9월6일 오후 3시30분 약 50분에 걸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A씨는 2017년 3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통학 승합차에서 자녀의 친구인 B씨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가 17세 때 대학입시로 고민하자 A씨는 자신이 아는 교수를 소개해 주겠다며 사무실로 데려간 뒤 나체 사진이 필요하다면서 촬영했다.
이후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나체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사무실과 승합차 안 등 수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B씨는 성인이 돼 타지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알려지는 것이 두려워 신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2월4일 A씨로부터 과거에 촬영된 나체 사진을 전송받자 고소를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지만 피해자 진술이 일관적이며 제출한 증거 등을 종합하면 공소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고 피해자는 현재까지 고통에 신음하며 사죄를 받지도 못했다”며 징역 15년 등을 구형했다.
1심을 심리한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최석진)는 지난 4월27일 선고 당시 “검찰이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면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고 쉽게 접근해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지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여전히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펼치며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신상 정보 공개 및 고지 10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을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