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 남친 아기라서" 한파 속 신생아 버린 20대 친모…법원이 선처한 이유는?

당초 징역 5년 구형…"현 남친과 생활하는 것 고려" 양형 이유 밝혀

20일 오후 갓난아이를 발견한 경찰관이 순찰차에서 아이를 안고 있다. 사진=강원도소방본부 제공20일 오후 갓난아이를 발견한 경찰관이 순찰차에서 아이를 안고 있다. 사진=강원도소방본부 제공




강원도 대나무 숲에 생후 3일 된 자기 아들을 직접 유기해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20대 여성이 법원의 선처로 석방됐다.



20일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선고공판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4·여)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또 160시간의 사회봉사와 5년간의 아동 관련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1월 20일 오후 4시 33분 강원 고성군 죽왕면 인정리 송지호 자전거 둘레길 대나무 숲에 생후 3일 된 아들 B(1)군을 유기해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B군이 발견됐을 때 고성군의 기온은 영하 1도였다. B군은 바로 인근 대형병원으로 이송됐고, 건강상태는 양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3일 전 A씨는 현재 만나는 남자친구와 강원 강릉시에 놀러 갔다가 B군을 출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거 당시 그는 "전 남자친구의 아이라 B군을 키울 마음이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A씨를 영아살해미수죄로 불구속 송치했다. 하지만 검찰은 피해아동에 대한 양육 의지가 없고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A씨를 직접 구속했다. 또 '분만 직후의 정신적 불안 상태로 인한 범행'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A씨에게 감경규정인 '영아살해미수'가 아닌 '일반 살인미수죄'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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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재판부는 지난달 2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친모로서 인륜에 반해 3일 된 신생아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범행으로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면서 "피고인은 범행 이후 아동 양육 의지를 보이지 않고, 범행 전후 태도도 불량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결심공판 중 A씨는 "이곳에서 저를 매일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잘못 산 것을 뉘우치며 살 테니 용서해달라"고 진술했다. 하지만 피해자 B군을 향한 사죄의 마음은 끝내 표현하지 않았다.

이후 20일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친부모의 양육 의지나 능력에 따라 아이의 생사가 결정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본인이 양육하기 어려우면 다른 사람에 의해 양육되도록 할 텐데 피고인은 여러 방법을 모색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 자체가 살인미수죄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죄질이 좋지 않다", “갓 태어난 신생아는 본인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전혀 없는데 유일한 보호자인 피고인이 이런 행동을 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죄질이 좋지 않음’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아동이 행인에 의해 발견돼 구조됐고 살인미수에 그쳐 다행”이라며 “A씨가 형사처벌 전적이 없고, 아이 친부와 결별해 새로운 사람과 생활하던 중에 범행해 가족들도 선처를 호소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검찰은 지난 5월 A씨를 상대로 법원에 친권상실을 청구한 상태다. 피해아동은 현재 복지시설에서 보호 중으로, 관할 지방자치단체장 직권으로 출생신고 및 가족관계 등록을 완료했다.


차민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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