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교통카드를 챙기지 못한 채 버스에 오른 승객에게 "그냥 타세요"라며 온정을 베푼 기사의 사연이 화제다.
22일 MBC와 JTBC 등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와 서초구를 오가는 4212번 시내버스 기사 송재일씨는 지난 17일 아침 출근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정류장에서 30대 여성 승객 A씨를 마주했다.
버스에 오른 A씨는 요금을 결제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당황해하며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갖고 있던 카드가 결제되지 않자 주머니를 뒤지며 다른 카드를 찾았는데, 한참을 뒤져도 카드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망설이며 내리려고 하는 A씨에게 송씨는 "괜찮아요. 타세요"라며 그냥 탈 것을 권했다. 원칙대로라면 승객에 하차를 요구하는 게 맞지만 바쁜 출근길 요금 때문에 승객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송씨는 이 매체에 전했다.
이같은 송씨의 배려에 A씨는 "감사하다"고 인사하며 버스에 올랐다. A씨는 내리면서도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송씨는 "또 보자"라고 인사했다.
그런데 이틀 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버스회사로 익명의 택배가 도착했는데 송씨 앞으로 "배려에 감사드린다"는 짤막한 손편지와 함께 음료수 10박스가 도착한 것이다.
송씨는 "그 선물을 익명으로 보냈다. 자기 전화번호도 안 남겨놓고 내 이름하고 회사로 해서 왔다. 10박스면 음료수가 300개인데, 우리 전 조합원이 다 먹을 수 있다"며 뜻밖의 선물에 깜짝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송씨는 A씨의 '통 큰 선물'에 고마움을 느끼는 한편 자신의 작은 행동에 비해 너무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 오히려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버스업체도 "선물까지 준 승객에게 저희가 더 감사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