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한 LG에너지솔루션버테크가 출범 1년여 만에 잇달아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ESS 구축과 관리 분야에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며 현지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키플레이어’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박재홍(사진) LG엔솔버테크 법인장은 23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미국에서 최근 총 1조 원 이상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출범 이후 본격적인 사업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에너지서비스(EaaS·Energy as a Service)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엔솔은 지난해 2월 미국 NEC에너지솔루션 인수를 통해 LG엔솔버테크를 신설하며 ESS 시스템통합(SI) 사업에 진출했다. 버테크는 정점을 뜻하는 ‘버텍스(Vertex)’와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로 배터리에 이어 ESS 시스템 분야에서도 시장 선도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단순 배터리 공급을 넘어 대규모 ESS를 직접 구축하고 사후 관리하는 사업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미 친환경에너지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LG엔솔버테크의 몸값은 크게 뛰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주도 아래 주정부들도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이나 풍력발전을 확대하는 추세다. 글로벌 에너지 조사 기관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은 2022년 12GWh에서 2030년 103GWh로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박 법인장은 “미국에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시장이 가파르게 크고 있다”면서 “ESS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수급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필수적인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태양광발전소가 늘어날수록 날씨와 시간에 따른 발전량 차이를 보완하는 ESS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LG엔솔버테크의 장점은 ESS 설치·유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단번에 해소했다는 점이다. 박 법인장은 “기존의 ESS 프로젝트에서는 배터리 공급 업체와 ESS 운영 업체가 나뉘어져 있다 보니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를 가리느라 공사가 지연되거나 가동이 오래 중단되는 사례가 잦았다”면서 “LG엔솔버테크는 두 역할을 도맡고 있어 고객사가 안심하고 프로젝트를 맡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SS 프로젝트 원가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점도 고객사 요구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박 법인장은 정보기술(IT) 부문을 강화해 ESS 운영 역량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ESS를 설치하고 나면 보통 20년간 운영하는 만큼 전체를 감독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면서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시설이 고장날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는 등 IT 기술 개발에 매진해 고객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