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첫 경기에서 패하며 험난한 행보를 예고했다.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대표팀(FIFA 랭킹 17위)은 25일(이하 한국 시간) 호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25위)와의 대회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전반 30분 카탈리나 우스메, 39분 린다 카이세도에게 연이어 골을 내줘 0 대 2로 패했다.
한국은 전날 모로코를 6 대 0으로 완파한 독일(승점 3·골 득실 +6), 이날 승리한 콜롬비아(승점 3·골 득실 +2)에 이어 조 3위(승점 0·골 득실 -2)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에선 조별리그 각 조 2위까지 16강에 진출한다.
2003년 미국(조별리그 3패 탈락), 2015년 캐나다(조별리그 1승1무1패·16강 진출), 2019년 프랑스(조별리그 3패 탈락)에 이어 사상 네 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 여자 축구는 본선 두 번째 승리를 2차전인 모로코전(30일 오후 1시 30분)에서 도전하게 됐다. 한국 여자 축구가 월드컵 본선 경기에서 승점을 딴 건 2015년 캐나다 대회 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2차전(2 대 2 무), 스페인과의 3차전(2 대 1 승)뿐이다.
한국은 최유리와 손화연(이상 현대제철)을 최전방에 내세웠다. 나란히 146번째 A매치에 출전해 한국 선수 최다 기록을 재차 경신한 베테랑 듀오 지소연(수원FC)과 조소현(토트넘)이 이금민(브라이턴)과 중원을 책임졌다. 양쪽 윙백으로는 장슬기(현대제철)와 추효주(수원FC)가 나섰고 스리백은 김혜리, 임성주(이상 현대제철), 심서연(수원FC)으로 구성됐다. 골키퍼는 유럽파 윤영글(BK 헤켄)이 맡았다.
초반 활발한 공격을 펼쳤던 한국은 전반 38분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날아든 마누엘라 바네가스의 슛을 막는 과정에서 심서연의 핸드볼 파울이 지적돼 페널티킥이 선언되고 옐로카드가 나왔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우스메가 왼발로 낮게 깔아 찬 슛이 들어가며 콜롬비아의 선제골이 됐다.
한국은 전반 39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뛰는 콜롬비아의 2005년생 '신성' 카이세도에게 한 골을 더 얻어맞았다. 왼쪽 측면을 돌파하는 카이세도를 막지 못해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슈팅을 허용했고, 그의 오른발 슛을 골키퍼 윤영글이 손으로 쳤으나 공이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 23분 조소현을 불러들이고 박은선(서울시청)을 투입하는 첫 번째 교체카드를 꺼냈다. 이어 손화연 대신 강채림(현대제철)을 넣어 보다 공격 숫자를 늘렸다.
후반 32분에는 케이시 페어(PDA)까지 투입해 총공세에 나섰다. 페어는 16세21일의 나이로 여자 월드컵 사상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1999년 나이지리아 대표로 여자월드컵에 참가했던 이페아니 치에진(16세34일)이었다.
한국은 후반 43분 문미라(수원FC)를 투입해 만회골을 노렸으나 끝내 콜롬비아의 골문을 열지 못했고 경기는 0 대 2 패배로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