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작가 기안84(김희민)의 인도여행기를 담은 예능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태계일주) 시즌2가 연일 화제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태계일주2는 기안84가 유튜버 빠니보틀, 덱스와 함께 인도를 누비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상대적으로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여행지인 인도를 배경으로 출연진들이 갠지스강에서 빨래꾼들의 일터에 뛰어들거나 터번을 쓰고 거리를 활보하는 등 낯선 인도 문화를 온 몸으로 만끽하는 모습이 프로그램의 인기 요소로 꼽힌다.
코로나19 일상회복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프로그램의 인기가 더해지면서 인도 여행을 고려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인도 여행은 여행 유튜브 콘텐츠 중에서도 흥행 보증수표로 거론된다. 하지만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인도는 세균성이질·콜레라·홍역 등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해외유입 감염병 발생률이 높다. 비단 인도 뿐 아니라 아프리카처럼 이색 여행지로 떠날 채비를 하는 이들도 감염병 발생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좋다. 그간 즐겨봤던 예능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채널의 매력에 빠져 휴가철 해외여행을 고민 중이라면 질병관리청이 안내한 감염병 예방 수칙을 살펴보자.
◇ 물만 마셨는데 설사…세균성 이질·콜레라 환자 속출
25일 질병청이 밝힌 주의 대상 해외 유입 감염병은 △세균성 이질·콜레라 등 수인성 식품매개 감염병 2종 △호흡기 감염병인 홍역 △뎅기열·치쿤구니야열·지카바이러스감염증·말라리아 같은 모기매개 감염병 4종 등 총 7종이다. 이달 15일까지 7개 감염병에 걸린 사람은 모두 14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명) 대비 약 5배 늘었다.
물이나 식품을 통해 옮는 감염병 중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은 세균성 이질과 콜레라다. 세균성 이질은 매년 전 세계 8000만~1억 65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에서 158명, 해외에서 262명이 감염됐다.
주요 증상은 고열과 구토, 경련성 복통과 설사 등이다. 혈변이나 점액 변, 잔변감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되고 이미 감염된 사람과의 직·간접적 접촉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질병청은 세균성 이질 관련 주요 국가로 인도를 비롯해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중국 등을 지목했다. 마침 한국인들이 즐겨찾는 국가들이어서 더욱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 쌀뜨물 같은 설사에 구토까지…단순 배탈 아닌 콜레라 의심해봐야
콜레라는 전 세계에서 매년 40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한다. 국내에서는 2020년 이후 발생이 없었지만 최근 필리핀·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일부 지역과 아프리카(부룬디·카메룬·콩고공화국·에티오피아·케냐·말라위·모잠비크·나이지리아·잠비아·레바논·소말리아·시리아) 국가들에서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콜레라에 걸리면 쌀뜨물같이 보이는 설사와 구토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자의 약 5~10%는 탈수·저혈량 쇼크가 발생하고 심한 경우 사망까지 이르기도 한다. 흔히 어패류 등의 해산물이나 오염된 식수를 통해 옮는데, 환자나 병원체 보유자의 대변·구토물에 접촉되면서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질병청은 “세균성 이질, 콜레라 같은 수인성 감염병 및 식품 매개 감염병을 예방하려면 위생 상태가 의심스러운 물과 음식은 먹지 말고 충분히 익힌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며 "손을 자주 씻는 등 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지금 인도는 홍역과 전쟁 중…6월까지 감염 환자 7만명 넘어
홍역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도는 올해 6월 기준 7만 3536명의 환자가 발생해 발생률 1위에 랭크됐다. 2위에 오른 예맨(1만 9312)보다도 환자 수가 4배가량 많다. 홍역은 최근 중동(2만5462명)·아프리카(1만8713명) 등에서 환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에 해외 유입 환자가 발생한 뒤 2년간 발생이 없다가 올해 해외여행 중 감염된 4명이 국내 입국한 뒤 확진된 바 있다.
홍역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데,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질병청에 따르면 홍역 예방백신을 맞지 않았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은 홍역 환자와 접촉했을 때 90% 이상 감염될 수 있다. 홍역에 감염되면 고열과 함께 전신에 발진이 나타난다. 대부분 수분 및 영양 공급 등으로 좋아지지만 중이염·폐렴·설사·구토 증상으로 인해 탈수와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발진이 나타난 뒤 4일까지는 격리가 필요하다. 영유아 때 홍역 예방백신을 2회 접종하지 않았다면 출국 4~6주 전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이 권고된다.
◇ 동남아여행 전 긴옷·모기기피제는 필수…말라리아 예방약도 챙겨야
올해 들어 뎅기열·치쿤구니야열·지카 바이러스 감염·말라리아 등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감염병 4종에 걸린 사람은 총 126명으로 지난해보다 4.7배 많았다. 뎅기열과 말라리아 환자가 106명으로 대부분인데, 주로 남수단·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필리핀에서 주로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여행지인 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에서 최근 발생이 급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청은 올해 7월~11월 공항·항만의 동남아시아 입국자들 중 뎅기열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무료 신속진단검사를 적극적으로 받도록 당부하고 있다. 주요 증상은 발열과 두통·근육통·관절통이다.
치쿤구니야열은 최근 파라과이·브라질 등 중남미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서도 감염에 주의하는 것이 좋다.
말라리아는 2021년 기준 전 세계 84국에서 약 2억 4700만 환자가 발생했다. 그 중 61만9000명이 사망했을 정도로 합병증 및 치사율이 높은 질병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 신고된 해외유입 말라리아 환자의 90% 이상은 남수단과 카메룬·우간다 등 아프리카 지역에 파병 또는 봉사활동차 방문한 이들이었다.
모기 매개 감염병을 막기 위해선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이다. 긴 팔, 긴 바지를 입고 모기 기피제 등을 사용하는 것이 권고된다. 말라리아의 경우 예방약이 있는 만큼 출국 전 예방약을 미리 처방받아 복용하고 출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