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이 지구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한 달이 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는 평가까지 내놓았다. 하지만 올해 석탄 사용량도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세계의 기후 대응은 미진한 분위기다. 국제사회의 기후 대응 압박이 높아지며 석탄 최다 사용 국가인 중국은 신규 석탄소비 통제 방안을 발표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7월의 첫 3주는 관측상 가장 더웠으며 (추세를 봤을 때) 7월 전체도 사상 가장 더운 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WMO가 인용한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7월 1~23일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은 섭씨 16.95도였다. 현재까지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된 2019년 7월에는 이 수치가 16.63도로 올해보다 낮았다.
일일 기준으로 보면, 올해 7월 6일 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이 17.08도로 이전의 최고 기록이었던 2016년 8월 13일 기온(16.8도)을 뛰어 넘었다. 7월 한 달 전체 기온에 대한 결과는 내달 8일 발표 예정이지만, 현재의 추세로 볼 때 1940년 관측 이래 가장 더운 달로 나타날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게 C3S의 설명이다.
현재의 추세에 대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후변화가 공포스러운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화석 연료로 이윤을 내고 기후변화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각국에 대응을 촉구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도 "7월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극단적인 날씨는 기후 변화의 가혹한 현실이자 미래의 예고"라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탄소 다배출 에너지원인 석탄 소비는 예상대로 지난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석탄이 83억 톤 사용됐다고 발표하며 "세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역에서 가스보다 저렴한 석탄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작년보다 0.4% 높은 83억 8800만 톤의 석탄이 소비될 것으로 전망돼 우려가 나온다. IEA는 석탄 최다 사용 국가인 중국과 인도의 석탄 수요가 올해 상반기 5% 이상 증가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수요 감소 효과를 상쇄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관영 신화사에 따르면 중국 6개 부서는 전날 신규 석탄 소비 통제 방안을 발표했다. 골자는 석탄 사용 증가율을 제한하고 저탄소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에너지 관련 장비가 모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2025년까지 기준을 충족해야 하며, 이에 실패할 경우 철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와 리창 총리 등 고위 관료는 16~19일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와 온실가스 저감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