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28일 만나 총선 승리에 한 목소리를 냈다. 윤석열 정부의 실책을 함께 비판한 두 사람은 당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는 것에 뜻을 모았다. 다만 ‘단합’을 요청하는 이 대표를 향해 이 전 대표는 ‘혁신’을 강조하는 등 입장차를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 한 음식점에서 만나 두 시간가량 저녁을 함께했다. 회동에서 이 대표는 이 전 대표를 향해 민주당의 분열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당의 단합이 가장 중요하고 당이 분열되지 않도록 잘 이끌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 전 대표께서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단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당의 혁신을 요구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담한 혁신이 필요하며 혁신을 통해 단합하고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의 혁신은 도덕성과 민주주의를 회복하는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지금 민주당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하고 당 내 분열의 언어를 즉시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비이재명계를 향해 쏟아내는 공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또 윤석열 정부를 함께 비판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윤석열 정부의 폭주와 대한민국의 불행을 막기 위해 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은 국민의 삶이나 국가의 미래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총선에 승리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민주당의 역사적 소명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어떻게 지내셨느냐. 총리께서 선거에 애 많이 쓰셨는데 제대로 감사 인사도 못드렸다”고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그동안 당을 이끄시느라 수고 많으셨다”고 화답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막걸리를 마시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은 수해로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성사됐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올 4월 이 전 대표의 장인상 이후 석 달 만이다. 이 전 대표가 지난달 24일 귀국한 뒤로는 한 달이 넘었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내 친명계와 비명계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이번 회동이 계파 갈등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