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전국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 여부를 전수조사하라고 지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아파트 가운데 4월에 붕괴한 인천 검단 아파트뿐 아니라 15개 단지에서 무더기로 철근 부족 사례가 적발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부실 공사가 이뤄진 LH 아파트의 명단을 공개하고 같은 공법이 적용된 민간 아파트 총 293곳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국토부에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공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라”며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그동안 윤 대통령은 ‘국민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경제보다 안전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인천 검단의 한 신축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의 원인이 콘크리트 기둥 내 철근 부족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아파트 부실 공사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 공사 현장은 무량판 공법(내력벽이나 보가 아닌 기둥이 천장을 지탱)이 적용된 곳이다. 이후 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91개 단지 중 15개 단지에서 ‘전단보강근철근(보강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LH의 관리 부실과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날 국토부와 LH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실시하며 철근 누락 LH 아파트 15곳의 명단과 시공사, 감리 담당사를 공개했다. 이 중 파주운정과 남양주별내·아산탕정 등 5곳은 이미 입주를 마쳤으며 수서 역세권(A-3BL 분양) 등 4곳은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 중인 곳은 파주운정3(A23 분양) 등 6곳이다. 국토부는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민간 발주 아파트에 대해서도 안전점검 전수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무량판 공법이 적용돼 시공 중인 아파트 105곳, 2017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 188곳 등이 점검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