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마약 판매채널을 운영하며 가상화폐 등을 이용해 해외에서 밀수입한 마약을 국내에 판매한 총책과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텔레그램에서 활동하는 다른 마약 판매상들로부터 자금세탁을 의뢰받아 170억 원가량의 마약 판매자금을 가상화폐로 세탁하기도 했다.
울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020년 6월부터 최근까지 텔레그램을 이용해 해외에서 마약을 들여와 판매한 판매조직 19명을 포함해 총 34명을 검거하고 이들 중 20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마약 판매조직에게는 범죄집단조직죄를 적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년간 텔레그램에서 3000여 명의 회원 수를 보유한 마약판매 광고 채널 5개를 운영했다. 이 조직은 베트남 등에서 주문한 화장품이나 컵라면 등에 마약을 끼워 넣어 국내로 밀수한 후 대마나 합성 대마를 뜻하는 은어를 사용해 트위터 등에서 구매자를 모집했다. 마약은 서울과 경상, 전라 등 전국 주택가 일대 전기함 등에 ‘던지기’ 방식으로 전달했다.
마약 운반책은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이 많았으며, 고등학생도 1명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은 처음에는 광고 글을 보고 마약을 구매했다가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운반책으로 가담했다”고 밝혔다. 월 최소 3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 조직은 텔레그램에서 활동하는 여러 마약 판매조직들로부터 의뢰를 받아 마약 판매대금 170억 원 상당을 가상자산으로 세탁해주는 ‘국내 마약 자금세탁 조직’ 역할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 구매자가 무통장 입금 방식으로 속칭 대포통장에 보낸 현금을 이 조직이 가상화폐로 바꾼 후 마약 판매상에게 전달하면, 마약 판매상이 다시 현금으로 바꾸는 식이다. 이 조직은 자금 세탁을 통해 수수료 10%를 수익금으로 챙겼다.
미국에서 유학하던 총책 A씨는 마약 판매와 자금 세탁을 통해 번 돈으로 서울 유명 카페거리에 있는 카페와 오피스텔 등을 구입했다. 또 외제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유흥비로 하루 2500만 원 정도를 쓰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 조직이 마약 판매로 14억 원, 자금 세탁 수수료로 17억 원 등 총 31억 원을 챙긴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31억 원을 몰수 또는 추징 보전하고 현금과 귀금속 8600만원 상당을 압수했다. 또 전국 원룸가 등 79곳에 던지기 방식으로 숨겨져 있던 마약을 회수하고, A씨 등이 거주하던 서울 오피스텔에 보관돼 있던 시가 2억 원 상당의 마약을 압수했다.
울산경찰청은 “하반기에도 온라인 마약류 단속을 강화하고, 일상으로 파고든 마약류 범죄의 척결을 위한 단속을 확대해 갈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