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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2조 베팅' 美장기채 ETF, 대거 손실 쇼크

금리 뛰고 국채발행 확대 겹쳐

ETF 7종 연저점 손실구간에

"하락에 베팅" VS "걱정 없다"

전문가들도 투자전망 엇갈려


30년물 미국 장기국채에 투자하는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채권 금리 급등에 줄줄이 연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연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며 올 들어서만 2조 원 가까운 금액을 미국 장기채 ETF에 투자한 서학개미들은 평가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연합뉴스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연합뉴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미국 장기채 ETF 7종(인버스 상품 제외)의 수익률은 지난 4일 기준 일제히 연저점을 기록했다. 이 중 4종은 장기채 투자 열풍에 힘입어 올 들어 신규 상장됐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 들어서만 7종 ETF를 총 3555억 원가량 순매수했으나 모두 손실 구간에 접어들게 됐다.

해외 상장 ETF까지 합치면 개인 투자가들이 올 들어 미국 장기채에 투자한 금액은 2조 원에 육박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30년물 장기채에 투자하는 해외 상장 ETF 3종을 총 12억 7000만 달러(한화 약 1조 6000억 원) 가량 순매수했다. 30년 미국채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20+ 이어 트레저리 불 3X 셰어스(티커명 TMF)’ ETF만 7억 7000만 달러를 사들였다. 해당 EFE는 만기가 20년 이상 남은 미국 국채 30년물에 투자한다.



개인 투자가들은 미국 장기채에 커버드콜 전략(기초자산 매수와 해당 자산에 대한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챙기는 전략)을 구사하는 ‘TLTW’, TMF의 정방향 1배 상품인 ‘TLT’ ETF도 각각 2억 9000만 달러, 2억 1000만 달러 가량 순매수했다. 이들 상품 역시 지난 3일 일제히 연저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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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장기채 ETF에 대거 투자한 것은 채권 금리가 고점에 달해 조만간 금리가 내릴 것으로 기대한 때문이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비례하고, 만기가 길수록 금리 인하에 따른 가격 인상 폭이 크다. 3배 레버리지 EFF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 이유도 금리 하락에 따라 예상되는 원/달러 환율 하락(환 손실)을 방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무색하게 최근 미국 장기 국채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올 3분기 국채 발행 계획에서 장기물 발행 규모를 기존보다 확대하기로 한 데 이어 최근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30년물 금리는 7월 말 4%대를 넘더니 지난 3일(현지시간) 4.3%대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채권 금리가 많이 올라온 상태라 저점을 잡자는 인식이 강했던 것 같다”며 “그러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슈까지 겹치면서 금리가 올라 대부분 손실 구간에 진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미국 장기채 투자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미국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은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곧 5.5%에 이를 것”이라며 미 국채 30년물에 대해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를 하겠다고 언급했다. 반면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걱정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는데 미국 국채는 그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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