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새마을금고 출자 중단…티르티르 매각도 차질 [시그널]

신생 PEF 거래 위주 출자했지만

檢 대대적수사로 관련업무 중단

'매각 진행' 티르티르·서린컴퍼니

새마을금고 공백으로 거래 차질

중소·중견기업 투자 위축 우려





검찰이 새마을금고중앙회에 대대적인 수사를 진행하면서 새마을금고가 사모펀드 출자 업무를 전면 중단해 기업 인수합병(M&A) 거래도 잇따라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그동안 대체투자에 20조원을 굴리며 사모펀드(PEF)의 중소형 M&A 펀드에 큰 손 역할을 했던 새마을금고의 공백으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투자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중앙회 대체투자본부는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 이후 모든 투자 활동을 중단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투자심의위원회 등 투자를 위한 모든 절차가 보류됐으며, 기존에 검토하던 투자는 검찰 수사가 마무리 된 후에도 기회가 남은 경우 다시 보기로 했다”면서 “최고투자책임자(CIO)가 8개월째 공석이지만 후임자를 뽑기 위한 이사회 개최 계획도 무기한 연기됐다”고 전했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1월 박천석 CIO가 사임한 뒤 현재까지 박정배 프로젝트금융본부장이 직무 대행을 겸하고 있다.



새마을금고가 기업 인수를 겨냥한 프로젝트펀드 조성에서 빠지자 올 초부터 매각이 진행된 국내 화장품 기업 티르티르와 서린컴퍼니가 먼저 타격을 입었다. 올 6월 말 잔금 납입을 끝으로 거래가 종결될 예정이던 티르티르는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 운용사 더함파트너스가 최근까지도 자금 모집을 진행 중이다. 더함파트너스는 6월 티르티르의 경영권 지분 63.6%를 약 89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주요 출자자로 참여할 예정이던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발을 빼면서 자금을 모으지 못한 탓이다.

'독도토너' 브랜드로 유명한 서린컴퍼니 역시 올 3월 칼립스캐피탈이 2400억 원에 회사를 인수하기로 결정했지만 최근에서야 자금 조달 구조가 짜여졌다. 메리츠증권이 칼립스캐피탈과 함께 공동운용(Co-GP) 신기술투자조합을 통해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칼립스캐피탈도 새마을금고중앙회를 주요 출자자로 확보했다가 돌연 출자가 취소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후 유안타증권이 구원투수로 나서 7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해 일단 한숨을 돌렸다.

새마을금고의 부재와 함께 이들 화장품 회사의 매각에 힘이 실리지 못하는 배경에는 인수자 대부분이 블라인드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은 대형펀드)가 없는 신생 사모펀드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대규모 자금을 미리 확보하지 못해 기업 인수를 확정한 후에야 투자금을 모으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5~6년 전 일부 대형 사모펀드들이 화장품 기업을 인수했다가 손실을 입은 경우가 있어 대형사는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라며 “동종업계 기업들도 비용 절감에 들어가 화장품 기업 M&A는 신생 사모펀드들의 독무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매도자들의 가격 눈높이도 과거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 티르티르와 서린컴퍼니의 경우 100% 지분가치가 올 해 예상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5배 안팎으로 책정돼 활황기 때 절반 수준이다.

한편 검찰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사모펀드 출자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과정에서 뒷돈을 받고 특정 업체에 특혜를 제공한 의혹 등을 올 초부터 수사해왔다.


박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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