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에게 중상을 입힌 운전자가 체포된 지 17시간 만에 석방된 것을 두고 현직 변호사가 일침을 가했다.
지난 6일 천호성 법률사무소 디스커버리 대표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빡친변호사'에 "진짜 강남경찰서 제정신인가?"라며 장문의 글을 남겼다.
천 변호사는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고, 고작 20대가 6억원짜리 롤스로이스를 타고 온몸에 문신을 두르고 있으며,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는 두 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을 당했는데도, 대형로펌(법률회사)이 신원 보증해 줬다고 그걸 받아준다는 게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 할 짓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고 분노에 치가 떨린다"고 비판했다.
이어 "나도 변호사지만 아무리 돈이면 다 된다고 저런 인간 신원보증까지 서주는 변호사들이 욕을 먹는 건 당연한 거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의자의 구속수사와 불구속 수사는 하늘과 땅 차이라며 "불구속 수사를 하는 순간 피의자와 관련 있는 쟁점에 대해 진실이 밝혀질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지게 되는 거다. 마약 양성 반응 나왔을 때 신속하게 압수수색을 하고 증거를 제대로 수집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천 변호사는 "석방 기사를 보면서 도대체 어떤 정신 나간 사람들이 '열심히 일해서 세금 잘 내고 죄짓지 말고, 결혼해서 애도 낳고 행복하게 살아야지'라는 말을 자식들에게 할 수 있으려나. 나도 내 자식한테 남을 밟아버려서 돈만 많이 벌면 된다고 가르쳐야 하는 건가 혼란이 온다. 뭔 소리로 포장을 해도 이건 돈이면 다 된다는 소리밖에 안 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3일 오후 3시쯤 서울 강남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운전자 A(28)씨를 석방했다. A씨가 유치장에 구금된 지 약 17시간 만이었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 10분쯤 운전 중 인도로 돌진해 길을 걷던 20대 여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 여성은 양쪽 다리가 골절되고 머리와 배를 다치는 등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A씨는 음주운전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지만 마약 간이 시약검사 결과 '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석방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A씨의 변호사가 신원보증을 하고 책임지겠다고 해 석방했고, 구속 사유도 성립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