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태풍 코 앞인데…‘잼버리 콘서트장’ 안전관리는 '모른다?'

■시설물 관리 업무분장 '우왕좌왕'

11일 오후 K팝 공연 시설물 관리 책임 모호

문체부·조직위·행안부·마포구·KBS 모두 "모른다"

태풍 안전 관리 브리핑도 오후에야 갑자기 마련

태풍 ‘카눈’으로 인한 특보가 전국적으로 발효된 10일 오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오른쪽 가운데)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잼버리 비상 대책반 회의에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태풍 ‘카눈’으로 인한 특보가 전국적으로 발효된 10일 오전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오른쪽 가운데)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잼버리 비상 대책반 회의에 참석해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가 태풍 ‘카눈’의 영향권에 들어온 상황에서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폐영식과 K팝 콘서트 행사가 치러지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 시설물 관리와 관련해 관계 기관 간 업무 분장이 제대로 안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태풍이 북상하기 전 설치된 일부 시설물들의 경우 태풍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어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까지도 잼버리 K팝 공연이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설치된 시설물의 안전과 공연 당일 안전 관리 등에 대해 명확한 업무 책임과 현황을 밝히는 기관이 전혀 없었다. K팝 콘서트 관련 기관은 문화체육관광부,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 행정안전부, 마포구, KBS 등이다. 그러나 안전 관리와 시설물 관리에 대해 질의하기 위해 문체부와 조직위 관계자들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받지 않았다.



콘서트 일정이 6일에서 11일로 미뤄지면서 이 공연의 제작 지원을 맡게 된 KBS도 주어진 업무를 마무리하는 데 급급한 모양새다. 무대 제작 등을 맡은 KBS는 “현장 안전은 마포구청이 담당하는 것 같다”며 “KBS는 방송 제작을 지원하는 것이지 리허설 여부나 관객 질서 유지 등은 마포구청과 정부 기관들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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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갑작스레 K팝 콘서트를 떠안게 된 마포구도 책임 소재에 대해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마포구 관계자는 “무대 구조물은 KBS가 설치한다”면서 “임시 시설물이라 고정돼 있지 않아 태풍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KBS가 무대를 만들고 공연까지 하는 것”이라며 무대 관리는 KBS의 영역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게다가 공연장 내부 시설물에 대해서는 “서울시설공단이 담당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관람객 질서 유지와 안전 관리 등은 마포구가 담당하는 영역인지 묻자 “그 부분은 조직위가 마포구에 협조 요청하는 것으로 구는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대체 업무 분장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어디에 물어봐야 하는 것이냐’고 묻자 마포구는 “저희도 업무 분장을 모르겠어서 우리 구가 맡은 부분을 정리해 달라고 부탁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조직위는 코앞에 닥친 ‘잼버리 콘서트’와 관련한 브리핑 일정도 전날 오후에야 즉흥적으로 공지했다. 이날 오전 9시 조직위는 “정부의 태풍 카눈 집중 대응에 따라 현재 예정된 브리핑 일정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당장 태풍이 올라오는데 시설물 관리 등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오후 1시 32분께 조직위는 오후 4시 행안부·문체부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브리핑 일정이 마련됐음을 안내했다. 최훈 행안부 지방자치균형발전실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잼버리 임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행안부는 금일 행사장 전반에 대해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며 “한 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1일 오후 7시부터 시작하는 잼버리 폐영식과 K팝 콘서트에는 뉴진스·NCT드림·있지(ITZY)·마마무·아이브 등 19개 팀이 출연한다.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콘서트 기능 리허설은 태풍 여파로 취소됐다. 잼버리 조직위는 태풍 카눈의 상륙에 따라 8개 시·도에서 운영되고 있는 잼버리 활동을 공연·전시 관람, 실내 체육 활동, 첨단 산업 현장 견학 등 실내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운영했다.


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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