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를 38년간 통치한 훈센 총리는 물러나지만 그의 가족과 측근들은 새 정부에서도 대거 요직을 차지했다.
AFP통신은 11일 “훈센의 장남 훈 마넷이 차기 총리로 지명된 가운데 훈센의 막내아들과 조카사위도 내각의 고위직을 맡는다”며 “훈센과 훈 마넷은 전날 새 정부의 내각 구성원 약 30명의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고 전했다.
훈센의 막내아들인 훈 마니는 공무부 장관에 이름을 올렸다. 현 경찰청장인 훈센의 조카사위 넷 사보에운은 부총리가 된다. 내무장관과 국방장관 자리는 현 장관의 아들들이 이어받는다.
훈센은 장기 집권하는 동안 가족을 핵심 관직에 대거 배치해 권력 기반을 강화해왔다.
새 정부에서도 가족과 측근들이 대물림해 요직을 맡음으로써 철권통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훈센 총리가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CPP)은 지난달 23일 총선에서 전체 의석 125개 중 120개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일당 지배 체제를 유지한 훈센은 지난달 26일 사의를 표명하며 장남 훈 마넷에게 권력을 넘기겠다고 밝혔다.
노로돔 시하모니 캄보디아 국왕은 7일 훈 마넷을 차기 총리로 지명했다. 훈 마넷은 오는 22일 국회 신임투표를 거쳐 총리로 취임할 예정이다.
훈센은 총리 자리를 넘겨주지만 막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집권당 대표·국회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국왕 최고 자문위원장을 맡을 계획이며, 적어도 2033년까지는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