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맞아 자식들의 여행 및 사교육비에 대한 국내 학부모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학부모들이 상당한 부담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중국 시대주보에 따르면 중국 인스타그램이라고 불리는 소셜미디어(SNS) 샤오훙수에는 '여름 청구서'를 키워드로 하는 학부모들의 글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
이들이 '인증' 형식으로 올린 비용 목록을 보면 부모와 자녀까지 세 식구가 닷새 동안 중국 국내 여행을 하는 데는 보통 1만 위안(약 185만원)가량이, 여행이 좀 길어지거나 해외로 가는 경우엔 3만∼5만 위안(약 552만원∼919만원)씩이 들었다.
여름방학이면 증가하는 사교육비에 대한 ‘인증글’도 상당수 목격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가정에 따라 일주일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5000∼6000 위안(약 92만원∼110만원)을 들여 베이징대·칭화대 등 명문대를 돌아보게 하는 '스터디 투어'를 따로 신청하기도 한다.
상당수의 가정은 시간당 200∼300위안(약 3만7000원∼5만5000원)짜리 '흥미반' 수업은 몇 과목만 등록한다.
허베이성에 사는 학부모 류모씨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위해 2주간 프로그래밍 수업에 5000 위안(약 92만원), 탁구 수업에 7000 위안(약 129만원), 온라인 영어 수업에 2400위안(약 44만원)을 각각 지출했다. 게다가 여행이라도 가면 4만 위안(약 735만원)은 써야 할 상황이다.
한 학부모는 샤오훙수에 올린 글에서 "지금은 아이 학교가 어서 개학했으면 한다"며 "내 지갑이 정말 버텨내질 못할 지경"이라고 적었다.
최근 중국 저장성 원저우시의 한 매체가 한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의 35.27%가 여름방학과 관련해 5천∼1만 위안(약 91만9000원∼185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0∼5000 위안(약 36만8000원∼91만9000원)을 쓴다는 집은 30.62%, 1만∼3만 위안(약 185만원∼552만원)을 들이는 가정은 23.64%로 각각 조사됐다.
여름방학 지출에서 여행과 보충수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6.34%와 24.5%였다.
시대주보는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를 힘들게 할 수는 없고, 아무리 가난해도 교육에 돈을 안 쓸 수는 없다는 생각은 여전히 세대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