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삼성화재의 순이익이 1조 원을 넘으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약진한 반면 현대해상은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5대 손해보험사들 경쟁 구도에서 메리츠화재가 상위권에 자리 잡는 등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다만 3반기 결산부터 금융 당국이 정한 새로운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적용될 예정인 만큼 보험사의 실적도 다소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14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은 일제히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 연결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이 전년 대비 27.4% 증가한 1조 2151억 원을 기록하며 독주를 이어갔다. 삼성화재의 연결 세전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성장한 1조 6286억 원을 기록했으며 세전이익 중 보험손익은 1조 25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5% 늘었다. 투자손익은 3541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7.9% 성장했다.
미래 수익의 원천이 되는 CSM 규모는 올해 2분기 말 12조 6549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535억 원 확대됐다. 김준하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여건에서도 상반기 우수한 사업 실적을 시현했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 역시 올해 상반기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3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 늘어났으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5.9%, 23.0% 증가한 5조 4449억 원, 1조 1334억 원을 기록했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메리츠화재의 영업 전략은 수익성이 좋은 쪽으로 선택과 집중하는 것”이라며 “타사에서 CSM 부풀리기 등이 있지만 메리츠화재는 수익성과 가치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실적을 발표한 KB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525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비슷하지만 지난해 2분기 사옥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지난해 상반기보다 32.5% 증가한 수준이다. 반면 DB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소폭 악화됐다. DB손보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91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다. 영업이익은 1조 2091억 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8% 감소했다.
현대해상의 실적 악화 폭은 더 컸다. 현대해상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5.8% 감소한 578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해상의 한 관계자는 “일반·장기·자동차보험 등 전반적으로 손해액이 증가했다”며 “특히 코로나 엔데믹 이후 발생한 호흡기 질환, 발달장애 관련 등으로 인한 실손보험금 청구액이 급상승한 영향”이라고 실적 악화 원인을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실적을 발표한 삼성 금융계열사의 ‘맏형’ 삼성생명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97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6307억 원 대비 54.5% 증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되면서 보험사들의 실적에 큰 영향을 줬다”며 “금융 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3분기에 적용될 예정인 만큼 실적 변동 등 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