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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AI 집중”…판교 빌딩 팔아 현금 3000억대 확보

GIC에 '테크윈타워' 지분 45% 매각

첫 부동산 펀드로 최소 1000억 차익

판교 테크원타워 전경. 사진제공=테크원타워판교 테크원타워 전경. 사진제공=테크원타워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시장에 대한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설정했던 부동산 펀드를 매각해 3000억 원 이상의 실탄을 확보했다. AI 시장 후발 주자인 만큼 대규모 투자를 통해 관련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판교테크원타워(알파돔시티 6-2블록) 보유 지분 45.08%를 싱가포르투자청(GIC)에 3500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2018년 2월 해당 건물을 개발하기 위한 펀드인 미래에셋맵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62호 수익증권에 1963억 원을 출자해 지분 45.08%를 확보한 바 있다. 네이버는 이번 거래로 5년 만에 약 1600억 원의 차익을 남기게 됐다.



이번 거래를 통해 본 해당 건물의 가치는 8000억 원이다. 올 4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매각한 알파돔타워(6-3블록·7284억 원)보다 약 10%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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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맵스 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62호는 판교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인 알파돔시티의 6-2블록 개발에 투자하는 목적으로 2017년 말 설정됐다. 네이버의 첫 부동산 개발 펀드 투자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펀드 만기는 2027년 말까지다. 네이버 외의 지분은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기존 펀드는 그대로 운용되고 네이버의 지분만 매각돼 수익자만 바뀌는 셰어딜 형태로 진행됐다. 매각 주관사는 딜로이트안진이다.

판교테크원타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위치한 오피스로 신분당선인 판교역과 가깝다. 2021년 말 준공됐고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가 80%를 임차했다. 지하 7층~지상 15층으로 연면적은 19만 7171.79㎡ 규모다.

업계에서는 국내 부동산 투자 규모를 늘리려는 GIC와 AI 투자 자금이 필요한 네이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발 빠르게 매각 절차를 끝마칠 수 있었다고 봤다. 네이버는 커머스 등 주요 수익원이 부진하면서 차세대 먹거리인 AI에 투자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인 부동산 펀드 매각에 나선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GIC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 선제 투자하려는 기조가 강해졌다”며 “올 들어 판교 쪽 오피스 시장이 조금씩 호황을 누리고 있어 현금이 필요한 네이버 입장에서도 (펀드) 수익화 욕구가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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