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15일 향년 92세로 별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사진을 공개했다. 윤 대통령 부자가 함께 등산가서 찍은 사진은 물론 윤 대통령 모친 최성자 전 이화여대 교수와 여동생 윤신원 씨 등이 함께한 가족사진도 포함됐다. 윤 대통령은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2021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당시 자신의 제1 멘토로 꼽은 윤 전 교수와 함께 투표장을 찾기도 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윤 교수의 별세 사실을 알렸다. 김 홍보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을 마친 뒤 곧바로 윤 교수가 입원해있던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해 부친의 임종을 지켰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은 국정의 공백이 없도록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며 “조화와 조문을 사양함을 널리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윤 교수는 윤 대통령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계량통계학 분야의 권위자인 윤 교수는 통계적 방법론으로 경제 현상을 해석하는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학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윤 대통령 역시 부친의 영향을 받아 한때 동경대학교 경제학과 진학을 꿈꾸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서울대 법대 입학 기념 선물로 윤 명예교수에게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의 자유’를 받았는데 이는 ‘자유주의자 윤석열’의 사상적 근간이 됐다.
1931년 12월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윤 교수는 공주농고를 졸업한 뒤 연세대 상대 경제학과로 진학했다. 이후 같은 대학원 경제학과를 1958년 졸업했다. 1961년부터는 한양대 경제학과에서 강단에 선 뒤 연세대 상경대학 조교수와 부교수를 거쳐 1973년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교수가 됐다. 그 사이 1967년에는 일본 문무성 국비장학생 1호로 선발돼 일본 히토스바 대학에서 경제학을 수학하기도 했다.
이후 1991~1993년 연세대 상경대학장을 지냈으며 한국통계학회장과 한국경제학회장 등도 두루 역임했다. 1997년 연세대 상경대학 명예교수에 위촉됐고 2001년에는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부친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연세대 학위수여식을 찾아 “연세의 교정은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며 “아버지의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를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고 회상하며 부자지간의 각별함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