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요 대도시에서 수십 명이 무리를 지어 명품 매장을 약탈하는 ‘떼강도 사건’이 연이어 벌어져 현지 경찰이 긴장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NBC방송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로스앤젤레스(LA) 서부 지역 웨스트필드 토팡가 쇼핑몰에 있는 노드스트롬 백화점에 30~50명으로 추정되는 무리가 한꺼번에 몰려와 최대 10만달러(약 1억30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과 의류 등을 훔쳐 달아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된 사건 현장 영상을 보면 두건과 마스크로 얼굴을 감춘 용의자들이 매장을 덮쳐 거침없이 진열대 유리를 부수고 명품 가방 등을 털어 달아났다. 수십명이 강도 행각을 벌이자 매장 직원은 이를 지켜볼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LA경찰에 따르면 무리 중 일부는 경비원에게 야생 곰을 쫓을 때 쓰는 스프레이를 분사하기도 했다. 곰 스프레이에는 캡사이신 성분이 함유돼 있어 사람에게 사용할 경우 일시적으로 상대방을 무력화할 수 있다.
이들은 매장에서 명품을 싹쓸이한 뒤 BMW 차량 등을 타고 도주했다.
LA경찰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용의자들을 뒤쫓는 중이다.
캐는 배스 LA시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LA경찰은 이번 사건 범인 추적뿐만 아니라 소매점을 표적으로 한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명이 집단으로 소매점을 약탈하는 사건은 최근 들어 미국 대도시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대낮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의 이브생로랑 매장에서 30만달러(약 4억원)에 달하는 상품을 훔쳐 달아나는 강도가 포착된 바 있다. 이들은 범행 후 근처에 준비해 온 차량으로 도주했다.
또 지난달 30일에는 시카고 관광명소 '뮤지엄 캠퍼스' 인근 루즈벨트 전철역사 주변에 400명에 달하는 청소년이 모여 집단 난동을 피우다 40명이 체포되기도 했다. 시카고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SNS를 통해 대규모 모임을 계획하고 인근 상점에 떼로 몰려 들어가 물건을 약탈하고 매장 안팎을 마구 부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