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하와이 산불 사망 100명 넘어…바이든 “하와이 방문할 것”

라하이나 마을 3분의1 정도만 수색

실종자 많아 피해 더 늘어날 듯

외부인 땅 매수 시도에 민심 흉흉

15일(현지 시간) 산불 피해를 입은 하와이 마우이섬의 해안 마을 라하이나가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한 모습이다. 로이터연합뉴스15일(현지 시간) 산불 피해를 입은 하와이 마우이섬의 해안 마을 라하이나가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한 모습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100년 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사망자가 화재 발생 1주일여 만에 100명을 넘어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조만간 마우이섬을 찾아 대응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15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이날 기준으로 확인된 사망자 수가 106명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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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주지사는 “이번 산불은 비극을 넘어서는 비극이다. 앞으로 사망자 수가 2~3배로 늘어날 수 있다”며 피해자가 최대 300명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하와이 당국은 재난 지역의 4분의 1 정도만 수색을 마쳤다. 아직 생사를 알 수 없는 연락 두절자가 확인된 사망자 수보다 많다. 하와이 주 정부는 사망자 가운데 5명가량만 신원이 확인된 상태이며 나머지는 DNA 검사로 신원을 밝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와 내 아내 질은 가능한 한 빨리 하와이에 갈 것”이라며 “(상황 수습에) 방해가 되고 싶지는 않지만 하와이 주민들이 필요한 모든 것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요 지역의 대피로가 하나밖에 없던 것이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라하이나 외부 지역으로 대피할 수 있는 도로가 하나만 남은 상황에서 차량 정체로 제때 빠져나가지 못한 많은 주민들이 희생됐다”고 지적했다.

현지 민심은 흉흉하다. 대규모 리조트 개발을 목적으로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땅과 집을 사겠다는 부동산 업자들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야간에 총을 든 강도가 활개를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하이나에 거주하는 한 부부는 전력 회사 하와이안일렉트릭인더스트리가 송전선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화재가 발생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허리케인 ‘도라’로 인한 강풍에 송전선이 끊긴 뒤 스파크가 일어 산불이 났다는 말이다. 하와이안일렉트릭 주가는 이날 31.08%나 폭락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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