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 출석을 앞두고 남 탓으로 자신을 방어하려는 선전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 하루 전인 16일 페이스북에 “박근혜 대통령이 백현동 식품연구원 부지 용도 변경 추진을 지시한 증거”라며 문서 두 건을 게시했다. 전날에는 검찰 소환과 관련해 당원들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저를 희생 제물로 삼아 정권의 무능을 감추고 민심 이반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과 검찰을 비난했다. 같은 날 페이스북 글에서는 “조금 억울해도 되는 사람이란 단 한 명도 없다”며 자신이 누명을 쓰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려 했다.
이 대표는 15일 공개한 5쪽 분량의 ‘검찰 진술서(요약)’에서 “진술인은 1원 한 푼 이익을 취하지 않았음”을 명시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었던 2014~2015년 백현동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민간 업자에 각종 특혜를 몰아줬다는 의혹과 관련된 의문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부지 용도를 자연·보전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준 부분은 박근혜 정부의 공문과 이 지사의 전면 부인만으로는 충분하게 설명될 수 없다. 당초 100% 민간 임대 아파트 공급 조건을 10%로 줄여 나머지 90%를 일반 분양 아파트로 공급할 수 있게 한 대목도 석연치 않다. 왜 민간 업자들에 막대한 이익을 몰아주고 성남시가 손실을 떠안았는지 철저한 수사로 진실을 밝혀야 한다.
의혹투성이 백현동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앞두고 이 대표는 진정성 있는 설명이나 반성도 없이 남 탓, 정권 탓에 몰두하고 지지층을 향한 구명 호소에만 매달리고 있다. 만약 이 대표가 대장동, 위례 신도시, 성남FC 의혹과 관련된 지난 세 차례의 검찰 소환 때처럼 서면 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하고 지지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검찰 조사를 대충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 오산이다. 정치 권력으로 검찰 수사를 무디게 하고 체포동의안은 국회의 ‘방탄’으로 막으려 든다면 여론의 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대표가 ‘한 점 부끄러움’도 없다면 진실 규명을 위해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