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재활의료 기업 네오펙트(290660)가 자회사 매각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선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적자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경영 효율화를 꾀하려는 목적이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네오펙트는 자회사 웨버인스트루먼트의 경영권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네오펙트가 보유한 웨버인스트루먼트 지분 51%가 매각 대상으로 매각가는 150억 원 가량이 거론된다. 매각 주관사인 딜로이트 안진이 현재 복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유관 기업들을 대상으로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중에서 웨버인스트루먼트와 사업 내용이 유사한 곳으로 리메드(302550)가 있다. 리메드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웨버인스트루먼트의 4배 수준으로 시가총액은 1000억 원이다.
실제 매각가는 네오펙트가 평가하고 있는 장부상 가치에 일정 부분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 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네오펙트는 2020년 투자 원금을 기반으로 웨버인스트루먼트 지분 100%의 장부상 가치를 100억 원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매출 규모가 작고 사업 성과 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아 재무적투자자(FI)가 단독으로 인수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의료기기 업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6년 설립된 웨버인스트루먼트는 복합통증치료시스템 '제우스 웨이브(ZEUS WAVE)', 자기장치료기 'TESLA-3000' 등 물리치료·재활통증치료기기를 전문적으로 개발·생산하는 의료기기 업체다. 네오펙트가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나머지 지분은 창업자인 모성희 웨버인스트루먼트 대표가 보유하고 있다.
웨버인스트루먼트는 규모가 크진 않지만 매년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강소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 약 52억 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16%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억 원으로 25% 감소했다. 지난해 말에는 중국 자회사인 '쓰촨화밍웨버과기유한공사'가 방사형 체외충격파 치료기에 대한 중국 제조허가를 획득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네오펙트가 웨버인스트루먼트와 인연을 맺은 건 2020년이다. 당시 네오펙트는 총 52억 원을 투자해 웨버인스트루먼트 지분 51%를 확보했다. 네오펙트의 또 다른 자회사인 전자약 플랫폼 기업 와이브레인과 사업적 시너지가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웨버인스트루먼트가 가진 중국 내 영업망을 활용해 해외 판로를 확대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예상과 달리 인수 이후 사업적 시너지가 미미하고, 네오펙트 자체의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매년 이익을 내는 알짜 자회사임에도 매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네오펙트는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 25억 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으며, 이는 전년 대비 38% 감소한 수치다. 순손실 규모도 99억 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네오펙트는 누적된 결손금 규모가 올 상반기 말 기준 658억 원에 달하며, 계속해서 적자가 지속될 경우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규정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50% 이상의 자본잠식률이 2년 연속 이어질 경우 상장 폐지 실질 심사를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