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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원의 축덕축톡]만수르의 손길, K리그에도 닿을까

■시티풋볼그룹, 韓구단에 '눈독'

맨시티에 3조대 투자…챔스 우승

美·日·印 등 13개 팀 지분도 인수

韓은 외국인 출전 제한 등에 외면

최근 규제 완화·팬 증가에 관심

지난달 전북 현대와 미팅 진행도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왼쪽) 아랍에미리트 부총리. 로이터연합뉴스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왼쪽) 아랍에미리트 부총리. 로이터연합뉴스




2010년 맨체스터 시티의 홈 경기장을 방문한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나하얀(가운데) 아랍에미리트 부총리. AP연합뉴스2010년 맨체스터 시티의 홈 경기장을 방문한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나하얀(가운데) 아랍에미리트 부총리. AP연합뉴스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나하얀(53) 아랍에미리트(UAE) 부총리의 손길이 프로축구 K리그에도 닿을까.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구단주이기도 한 그가 수장으로 있는 ‘시티풋볼그룹’이 K리그 구단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UAE 왕족이자 석유 재벌로서 자산이 무려 37조 원으로 추정되는 만수르는 대표적인 ‘축구광’이다. 2008년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의 맨시티를 2억 6500만 파운드(약 4500억 원)에 인수해 직접 구단 운영에 참여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만수르가 15년간 선수 영입에 쓴 돈만 거의 20억 파운드(약 3조 4000억 원)에 달한다. 그 결과 맨시티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3연패와 함께 창단 129년 만에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더불어 EPL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까지 역사적인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만수르의 꿈은 맨시티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는 2014년에 글로벌 축구 클럽 그룹인 시티풋볼그룹을 출범해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하나씩 구축해 나갔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뉴욕 시티 FC를 시작으로 멜버른 시티 FC(호주),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 지로나 FC(스페인), 뭄바이 시티 FC(인도), 트루아 AC(프랑스) 등 전 세계 13개 축구 팀의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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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K리그는 만수르의 관심 밖이었다. 2014년 K리그2(2부) 서울 이랜드FC와 창단 과정에서 파트너십 논의를 갖기도 했으나 시티풋볼그룹과 이랜드그룹의 의견 차이로 협상이 틀어진 바 있다. 이후 시티풋볼그룹의 눈은 한국이 아닌 일본과 중국·인도 등으로 향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K리그가 외국 자본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시티풋볼그룹은 이달 초 대행사를 통해 K리그 팀 투자에 따른 예상 반응 등을 조사했다. 지난달 쿠팡플레이 시리즈 참가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전북 현대를 포함한 몇 팀과 미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중동 자본인 라싱시티그룹도 K리그 팀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K리그가 만수르 등 외국 자본의 외면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및 출전 제한 때문이었다. 지난해까지 K리그1(1부) 구단의 외국인 보유 한도는 최대 4명(아시아 쿼터 1명 포함)이었다. 2019년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을 모두 없앤 일본 J리그와 2020년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7명으로 확대한 중국 슈퍼리그와 비교해 보수적이었다.

시티풋볼그룹과 같은 글로벌 축구 클럽의 경우 자신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한 클럽 간 선수 이적 및 임대가 원활히 이뤄지기를 바란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 및 출전이 제한되면 자신들이 원하는 선수를 육성하고 이적시키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실제로 지난해에도 잉글랜드 클럽의 지분을 소유한 중국 기업이 K리그 팀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 등 문제로 협상이 흐지부지됐다”고 했다. 시티풋볼그룹이 다시 K리그에 관심을 보인 시점도 K리그1의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 확대와 맞물린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 시즌부터 K리그1의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을 최대 6명(아시아 쿼터 1명 포함)으로 확대했다. 출전은 여전히 최대 4명으로 제한됐지만 외국 자본들의 니즈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한국 축구의 시장성 확대도 한몫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로 펼쳐진 맨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의 경기에는 6만 4195명의 팬들이 찾아 한국의 뜨거운 축구 열기를 보여줬다. 당시 맨시티 관계자들도 수만 명의 팬들이 맨시티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은 것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최근 K리그에서 유럽으로 진출하는 선수들이 증가한 것 역시 외국 자본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해외 축구를 보는 팬들은 물론 한국 축구 문화를 즐기는 팬들이 정말 많아졌다”며 “울산 현대의 평균 관중 수가 지난해 약 8700명에서 올 시즌 현재 약 1만 6000명으로 늘어난 것처럼 K리그도 시장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리그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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