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어려울 땐 안방서"…삼성·LG전자, 국내 의존도 높아져

삼성전자 올 국내매출 비중 15년來 최대

LG전자는 40% 육박…역대최고 수준

서울의 한 전자제품 매장에 에어컨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서울의 한 전자제품 매장에 에어컨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등 국내 가전 업계의 내수 판매 비중이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비 시장이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유지된 가운데 최대 시장 중 한 곳인 중국의 매출 비중까지 낮아져 ‘안방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삼성전자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상반기 매출 123조 7509억 원 중 국내에서 발생한 매출은 21조 5702억 원으로 17.43%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16.10%에서 1%포인트 이상 더 높아졌다. 연간 기준과 비교하면 2008년 18.58%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다.

삼성전자의 국내 시장 매출 비중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10.01%로 한 자릿수에 근접했던 국내 비중은 이듬해 13.17%, 2018년 13.92% 등으로 증가했다. 이후에도 2019년 14.84%, 2022년 16.10% 등 한 해도 빠지지 않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를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전자 업계를 이끌고 있는 LG전자의 경우 국내 의존도가 2000년대 이후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기준 LG전자의 국내 시장 매출 비중은 39.88%로 금융감독원을 통해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2002년 이후 가장 컸다. 2011년 17.12%였던 LG전자의 국내 시장 의존도는 2012년 25.16%로 치솟은 후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보다 소폭 줄었지만 37.56%로 여전히 역대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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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글로벌 제품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다 경기 위축으로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국내 소비 시장의 중요도가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TV·가전 시장의 경우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미국 애플과의 경쟁 속에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의 ‘물량 공세’에 대응해 국내 업체들이 집중하고 있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한국은 북미·유럽 못지않게 수요가 크다. 국내 브랜드인 삼성전자·LG전자의 시장점유율이 높은 데다 신제품 교체 주기도 비교적 빠른 편이다.

여기에 지금껏 국내 업체들의 최대 시장 중 하나였던 중국의 매출 비중이 점차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의 중요도가 커지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 비중은 2007년 33.37%에 달할 정도로 높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9.62%로 한 자릿수까지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이 위축될수록 ‘안방’인 내수 시장의 중요도가 커질 수 있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경우 최신 제품·서비스에 대한 선호도가 높고 까다로워 해외 시장 출시에 앞서 테스트베드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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