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7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전직 비서 등에 대한 압수 수색에 착수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와 대선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 송 전 대표 강제수사가 같은 날 오전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면서 검찰이 민주당 압박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는 이날 송 전 대표의 비서를 지낸 양 모 씨의 주거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국회의원 모임 일정과 관련된 준비 자료 등을 확보했다. 양 씨는 당시 인턴비서 신분으로 알려졌는데 전당대회 금품 살포 수수자 명단과 관련된 증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금품 수수자 특정 등 수사를 위해 필요한 자료가 있다고 보고 법원 소명을 거쳐 휴대폰과 서류 등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4월 28∼29일 윤관석(63·구속) 무소속 의원이 이른바 ‘송영길계 좌장’으로서 최대 20명의 민주당 현역 의원에게 300만 원씩 총 6000만 원을 살포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압수 수색은 그중에서도 2021년 4월 28일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돈 봉투 10개가 살포된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이날 연달아 강제수사에 나선 이유가 민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해서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거론되고 돈 봉투를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의원들이 윤곽을 드러내는 등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혐의 소명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이다.
검찰의 전방위 압박에 송 전 대표는 강하게 반발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변호인을 통해 “온라인 게시물 디자인을 주 업무로 했던 20대 막내 비서가 돈 봉투 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다고 압수 수색까지 하느냐”며 “수사를 하는 것인가, 송영길 주변 사람들 괴롭히기 작업을 하는 것이냐”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