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아파트 청소 직원에 '유통기한 지난 음식' 선심 쓰는 입주민에 '공분'

용인 기흥구 한 아파트의 청소 노동자가 입주민으로부터 받았다는 음식. 글은 지난 13일 작성됐고 유통기한은 5월28일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용인 기흥구 한 아파트의 청소 노동자가 입주민으로부터 받았다는 음식. 글은 지난 13일 작성됐고 유통기한은 5월28일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아파트 청소 일을 하는 여성이 아파트 입주민에게서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음식을 수차례 받았다는 사연이 알려져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지난 16일 세계일보·뉴스1 등은 용인 처인구 주민이 소통하는 한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13일 ‘아파트 갑질 글 한 번씩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여성의 아들인 작성자 A씨는 “어머니가 (용인) 기흥구 상하동의 한 아파트에서 청소 근무를 한다”며 “문제는 몇 년 전 가습기 살균제 치약을 경비에게 줬던 경우처럼 저희 어머니에게 아파트 입주민들 또는 주변 교회(에 다니는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유통기한이 한참 지났거나 10년 이상 된 폐전자 제품 등을 주고는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아파트 입주민의 관리비로 (용역 노동자의) 월급을 준다고는 하지만 주민을 위해 땀 흘리며 청소 일을 하는데 2023년인 현재에도 이런 갑질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게 자식으로서 너무 속상하고 불쾌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만 해도 유통기한 오래 지난 빵, 유통기한이 3개월 가까이 지난 냉동 돈가스, 유통기한이 2년은 지난 파스타면 등을 받아오셨다. 매번 버리기 바빠 사진은 못 찍었는데 오늘은 하나 찍었다”며 사진을 첨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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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게재한 사진에는 유통기한이 5월28일까지인 음식의 모습이 담겨 있다. 글을 올린 시점에선 이미 석 달 가까이 지난 것이다. 게다가 이미 부패가 진행됐는지 먹다 남은 듯 부스러진 상태였다. 먹지도 쓰지도 못할 음식과 물건을 선심 쓰듯 모친에게 떠넘기는 행태에 자녀가 참지 못하고 폭로한 것이다.

그는 “앞으로는 무조건 거절하라고 하겠다. (어머니가 집까지) 쓰레기를 들고 온 걸 생각하면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난다”면서도 “아직도 이런 갑질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자식으로서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조언을 구했다.

2016년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주민이 관리소장에게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함유된 치약을 선물한 사실을 폭로한 글. SNS 캡처2016년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주민이 관리소장에게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함유된 치약을 선물한 사실을 폭로한 글. SNS 캡처


실제 A씨의 지적처럼 2016년 9월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부 주민이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함유된 치약을 아파트 관리소장에게 선물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바 있다. 식약처가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화학물질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메칠이소치아졸리논 혼합물(CMIT/MIT)이 검출됐다고 발표한 이후였다.

아울러 이 일을 트위터에 폭로한 사람 역시 “평소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음식이나 물건을 받았는데 이번엔 문제가 된 치약을 받아 기분이 나쁘고 불쾌하다”고 밝혀 이런 사례가 드물지 않음을 알렸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도 몰상식한 입주민의 행동에 분개했다. 한 네티즌은 “어떤 세상인데 이렇게 하는 경우가 어디있냐. 입주민 커뮤니티가 아닌 좀 더 공론화가 될 수 있는 큰 규모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라”고 댓글을 남겼다. 다른 네티즌도 “아파트 입대위(입주자대표회의)에도 이야기하라”고 조언했다.


김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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