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스 지효가 나연에 이어 팀 내 두 번째 솔로 주자로 나섰다. 데뷔 8년 만에 첫 선을 보인 앨범에서는 지효의 색다른 보컬을 만나볼 수 있다. 트와이스에서 사랑받았던 에너제틱하고 밝은 면모는 그대로다. 솔직한 지효 본연의 모습은 트와이스에서도, 솔로에서도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18일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볼룸홀에서 트와이스 지효의 미니 1집 '존(ZONE)'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지효는 타이틀곡 '킬링 미 굿(Killin' Me Good)' 뮤직비디오를 시사하고 앨범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지효는 데뷔 8년 만에 솔로 가수로 선을 보이게 됐다. 지효는 지난 2005년 JYP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입사해 10년이 넘는 연습생 생활을 보냈고, 지난 2015년 트와이스로 데뷔해 케이팝을 대표하는 걸그룹으로 거듭났다. 그룹 내에서 리더이자 탄탄한 보컬, 퍼포먼스 실력을 갖춘 그는 이번 솔로 앨범으로 긴 세월 동안 다져온 역량을 입증할 계획이다.
지효는 "처음에 이 일(가수)를 꿈꾼 게 8살, 9살 때 쯤이었다. 회사에 들어온 지 19년 만에 솔로 앨범이 나오게 돼서 굉장히 준비도 열심히 많이 했다. 떨린다"고 솔로 앨범을 발매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데뷔 8년 만에 솔로 앨범을 발매하게 된 것에 대해 "'트와이스가 아닌 나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면 사람들이 좋아해주고 받아들여 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9년이라는 시간 동안 활동하며 저를 많이 알게 됐다. 어떤 걸 할 때 예뻐 보이고, 어떤 걸 잘 하는 사람인지 파악한 후 솔로 활동을 하게 되어 다행이다"고 밝혔다.
신보 '존'은 지효를 의미하는 알파벳 'Z'와 영단어 'ONE'가 결합됐다. '지효(Z)의 첫 번째(ONE)이자, '지효(Z)의 온전한 하나(ONE)의 작품'이라는 의미다.
타이틀곡 '킬링 미 굿'은 지효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데 주력한 노래다. 리드미컬하고 그루비한 사운드 위로, 지효의 특장점인 파워풀하고 풍성한 음색이 돋보인다. 의상과 콘셉트, 안무는 트와이스에서 대개 지향하는 발랄한 면모보다는, 성숙하고 페미닌한 매력이 돋보인다.
지효는 "사실 이번에 앨범을 준비하며 '지효는 타이틀곡을 발라드로 하지 않겠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저는 꼭 춤을 추고 싶고, 춤을 추지 않으면 솔로로서 앨범을 내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많은 분이 파워풀한 퍼포먼스를 많이 좋아해 주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가사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약 18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지효를 지켜본 JYP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이 썼다. 작곡에는 두아 리파(Dua Lipa), 마룬파이브(Maroon5) 등 유수의 월드 스타와 함께 작업한 이력이 있는 멜라니 폰타나(Melanie Fontana)와 린드그렌(Lindgren), 미국의 대표 프로덕션 팀인 '몬스터즈 앤 스트레인저스' 소속 마르쿠스 로맥스(Marcus Lomax) 등이 참여했다.
지효는 "타이틀곡 작사하는 과정이 오래 걸렸다. 저도 썼고 박진영 PD님도 쓰고, 다른 작가님들에게도 작사를 많이 맡겼다. PD님의 가사를 봤을 때 저는 개인적으로 타이틀곡 제목이 마음에 들고, 안무랑도 잘 어울리고, 곡 내용도 사랑스럽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내용이어서 노래와 제일 잘 붙는다고 생각했다"고 박진영 PD의 가사를 채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PD님은 사실 이번에 좋은 말씀을 너무 많이 해주셨다. 어떤 피드백보다 '너무 잘 했다 고생했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며 웃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이외에도 '토킹 어바웃 잇(Talkin' About It) (Feat. 24kGoldn)', '클로저(Closer)', '위싱 온 유(Wishing On You)', '돈 워너 고 백(Don't Wanna Go Back) (Duet with 헤이즈)', '룸(Room)', '나이트메어(Nightmare)'까지 7곡이 실렸다.
이번 앨범은 특히 지효의 새로운 보컬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트와이스 곡에서 주로 깔끔한 고음을 담당했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저음의 매력도 만나볼 수 있다. 앨범에서는 지효의 '싱잉랩'이 들어간 곡, R&B 장르의 곡, 라틴 장르의 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나볼 수 있다.
지효는 "저는 트와이스의 타이틀곡에서 주로 고음을 많이 담당하고 있다. 그거와는 반대로 저음으로 된 곡들도 보여드리고 싶고, 좀 더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들어보시면 장르도 다양하고, 한 곡 한 곡 다른 보컬로 소리내 보려고 노력했다"고 주안점을 짚었다.
그가 추천하는 곡은 5번 트랙 '돈 워너 고'다. 지효는 "이 곡은 특히나 저에게서 못 들었던 보컬이지 않나 싶다. 새롭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들었다"고 밝혔다.
지효는 트와이스에 파워풀한 가창력, 능숙한 무대 매너, 긍정적인 에너지로 원스(팬덤명)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긍정적인 에너지로는 따라갈 멤버가 없는데, 그 이유는 지효가 스스로 무대를 즐기기 때문이라고. 이번 앨범의 작업 과정에서도 가장 중요시한 태도였다.
지효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되게 많이 고민했다. '어떤 앨범을 내야 사람들이 좋아할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더라. 그러나 점점 준비하면 할수록 '내가 즐기지 않으면 이 앨범을 누가 즐기며 들어줄까'라고 생각했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앨범 준비하면 반응이 어떻든 간에 나는 후회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100% 만족한다기보다는 100% 노력한 앨범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솔하게 말했다.
에너제틱한 매력은 꾸며내지 않은 본연의 모습에서 나온다. 지효는 "저는 털털하고, 밝은 면도 있고, 에너제틱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활동적인 걸 좋아하기도 한다. 그런 게 무대에서 많이 보여졌던 거 같다. 안무를 파워풀하게 추고 밝은 노래를 하고 방긋방긋 웃는 게 사실은 저 그대로에서 나온 모습이다. 그게 저라는 사람과 저라는 가수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고 싶다. 예뻐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고, 귀여워 보이거나 멋져 보이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그냥 그 순간 순간을 즐기고, 느끼며 이 일을 하고 있는 게 많이 행복하다"고 웃었다.
누구보다 즐기며 임하고 있는 가수 생활인 만큼, 성적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 지효는 "생각보다 성적에 목표가 있지는 않다. 부끄럽지 않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나를 보여줬다는 부분에서는 이미 목표를 이뤘다"며 "편하게 잘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효의 미니 1집 '존'은 이날 오후 1시,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는 0시에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