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을 성추행한 남편을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에게 검찰이 범행 동기 등을 고려해 형량을 낮춰 구형했다.
남편을 포함한 가족들은 이 여성에 대한 선처를 재판부에 호소했다.
검찰은 18일 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사는 "피고인이 자기 딸을 성추행한 친부인 피해자를 상대로 우발적으로 범행하게 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를 포함한 가족 모두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감경해 구형하겠다"며 이같이 재판부에 요청했다.
비슷한 유형의 살인미수죄의 경우 대개 5년 이상 구형하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구형량이다.
A씨는 지난 6월 미리 준비한 흉기 2개를 이용해 잠든 남편 B씨의 두 눈을 찌르고 잠에서 깨어난 B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히고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범행 며칠 전 둘째 딸이 B씨로부터 추행당한 것을 알게 돼 B씨에게 이를 추궁했고 B씨가 범행을 인정해 용서를 구하자 그를 용서하기로 했다.
그러다 A씨는 잠든 B씨를 보고 딸이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딸과 B씨를 영영 격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B씨는 경찰 조사 단계에서부터 A씨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은 남편이 무직인 상태에서 15년간 혼자 벌어 생계를 유지해왔고 남편의 지속적인 폭언에 시달리다 딸을 추행한 것을 알고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가족 모두 처벌을 원하지 않으므로 선처해 집행유예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둘째 딸이 법정에 나와 "어머니는 제가 성추행당했을 때도 아버지를 믿고 싶어 하셨다"며 "20년 가까이 키우신 어머니와 떨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선고 재판은 오는 2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