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타즈 에사 바르심(32·카타르)과 저본 해리슨(24·미국)을 넘어야 한다. 우상혁(27·용인시청)이 한국 육상 사상 첫 세계선수권 우승에 도전한다.
우상혁은 20일(이하 한국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국립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4위에 올랐다. 결선에 진출한 13명 모두 2m28을 넘었고 우상혁을 포함한 4명이 1차 시기에 2m28을 성공했다. 2m25를 한 차례 실패한 우상혁은 한 번의 실패도 없이 예선을 마친 바르심과 해리슨, 아카마쓰 료이치(28·일본)에 이어 4위로 예선을 통과했다.
항공기 결항으로 700㎞를 육로로 이동하는 악재도 우상혁을 막지 못했다. 이달 4일 출국한 우상혁은 독일에서 훈련하다 17일에 부다페스트로 넘어갈 계획이었지만 독일 뮌헨에서 탑승할 예정이었던 비행기가 뜨지 않았다. 그는 공항에서 7시간이나 대기하다 결국 육로 이동을 택했고 여독이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도 여유롭게 예선을 통과했다.
23일 오전 2시 58분에 열리는 결선은 현재 기량과 이력을 고려하면 우상혁과 바르심·해리슨의 3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중 바르심은 현역 최고의 점퍼다. 2017년 런던, 2019년 도하,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회 연속 우승했다. 2m43의 역대 2위 기록도 보유한 그는 2021년 도쿄에서는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남자 높이뛰기 세계기록은 하비에르 소토마요르(쿠바)가 1993년에 세운 2m45다. 우상혁의 개인 최고 기록은 실내 2m36, 실외 2m35다.
해리슨은 2023시즌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월 2일 텍사스 대회(2m33), 5월 6일 도하 다이아몬드리그(2m32), 6월 3일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2m32), 6월 10일 미국 대표 선발전(2m26), 7월 23일 런던 다이아몬드리그(2m35) 등 세계선수권에 앞서 출전한 5경기에서 모두 우승했다.
우상혁은 지난해 7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2m35를 넘어 은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이는 한국 선수의 세계선수권 역대 최고 성적이자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경보 20㎞ 김현섭의 동메달에 이은 두 번째 메달이다. 우상혁은 이번에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2회 대회 연속 메달에 도전한다. 출국 전 “맡겨놓은 금메달을 찾아오겠다”고 말한 우상혁은 은메달을 넘어 한국 육상 사상 첫 세계선수권 챔피언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