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동십자각] 美금리 '중립금리'에 달렸다

김영필 국제부 차장김영필 국제부 차장




사흘 전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회의록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과 과도한 기준금리 인상을 동시에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준만 쳐다보고 있는 월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은 물가와 금리 전망을 놓고 둘로 갈라져 있다.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코로나19와 미중 갈등, 고령화로 예전보다 더 높은 물가와 금리를 예상한다. 그가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연 4.75%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하는 배경이다.

다른 편에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함께 연준을 이끄는 그는 “저금리 시대가 끝났다는 근거가 없다”고 본다. 저금리 시대가 끝나지 않았다면 기준금리도 높을 이유가 없다.



둘의 차이는 실질 중립금리(R star·R스타)에서 나온다. 겉보기에 복잡하지만 중립금리란 경기를 더 자극(물가 상승)하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금리다. 여기에 물가를 감안하면 실질 중립금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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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떨어진 도착점에 꼭 1시간 뒤 도착하려면 내 차 속도가 60㎞면 된다. 60㎞보다 낮다면 속도를 높여야 하고 60㎞ 이상이라면 늦춰야 한다. 비슷한 맥락이다. 중립금리보다 정책금리를 높이면 물가를 내릴 수 있고 낮추면 반대 효과가 나온다. 그 기준이 중립금리다.

서머스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중립금리(실질 중립금리·R스타)가 코로나19 전보다 0.8~1%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반면 윌리엄스는 5월 이 수치가 1분기 0.5%였으며 내년 초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기준금리 인하 전망도 여기에서 나왔다.

누구 말이 맞을지 아직은 모른다. 최근에는 서머스가 유리하다.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견고하고 인플레이션도 끈적끈적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실질 중립금리 논쟁을 두고 “R스타 스타워즈(Starwars)”라고 빗댄 적이 있다. 윌리엄스 총재가 만든 실질 중립금리 추정 모델이 이달 31일과 다음 달 5일 차례로 뉴욕 연은 홈페이지에 업데이트된다.

발표 수치에 따라 이번 전쟁의 중간 결과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실질 중립금리가 높아진다면 추가 긴축 요인이 될 것이고 큰 틀의 흐름이 유지된다면 금리 동결의 근거가 될 수 있다. 24일(현지 시간)부터 26일까지 열리는 잭슨홀 미팅은 그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전초전이 될 것이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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