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OTT가 선보인 한국의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일본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최근 선보인 한국산 오리지널 콘텐츠인 ‘무빙’을 비롯해 ‘마스크걸’ 등이 국내를 넘어 일본에서도 일제히 시청순위 1위를 석권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일본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는 한국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어 대조적이다.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가 지난 9일 공개한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콘텐츠 ‘무빙’이 일본에서 11일째 시청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20부작인 ‘무빙’은 현재 9회까지 공개돼 절반을 남겨 놓고 있다. 당분간 ‘무빙’의 일본 내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OTT 넷플릭스가 지난 18일 전 세계 공개한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콘텐츠 ‘마스크걸’도 20일 일본에서 1위에 진입했다. 넷플릭스 재팬 유튜브 공식 채널에 올라온 ‘마스크걸’ 영상 댓글에는 “보자마자 단번에 빠져들었다”, “한국 배우들의 연기가 우수하다”, “결말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등의 호평이 줄을 이었다.
한국이 제작한 ‘무빙’과 ‘마스크걸’은 모두 양대 OTT 플랫폼의 하반기 오리지널 콘텐츠 기대작으로 꼽혔던 작품이다.
앞서 일본 디즈니플러스에서 한국 드라마 ‘악귀’와 ‘낭만닥터 김사부’가 1위에 올랐다. 넷플릭스의 경우연초 ‘더 글로리’가 41일간 1위를 지켰고, ‘퀸메이커’(15일)와 ‘사냥개들’(5일)도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마스크걸’로 또 한번 일본 차트를 점령한 셈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일본에서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 ‘더 데이스’를 지난 6월 공개했지만 기대보다 반향이 크지 않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사태 당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를 다룬 8부작 드라마로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그러나 일본 현지에서 단 하루 1위에 그쳤다. 한국에서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를 두고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공개돼 주목을 받았지만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오히려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일본산 애니메이션 ‘나의 행복한 결혼’, ‘주술회전’ 정도만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10위권에 이름을 올릴 뿐이다.
작년에도 일본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가 인기 차트를 장기 석권했다. 1월 ‘그 해 우리는’을 시작으로 2월 ‘지금 우리 학교는’, 3월 ‘소년심판’, ‘서른, 아홉’, ‘기상청 사람들’, 4월 ‘사내맞선’, 6월 ‘의사요한’, 7~9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태원 클라쓰’, 10월 ‘작은 아씨들’까지 한국에서 제작된 콘텐츠들이 줄곧 일본 넷플릭스 시청순위 최상단을 점령해왔다.
일본의 인기 배우 사토 타케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드라마를 추천해달라는 팬의 질문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꼽으며 “일본 작품을 추천하고 싶지만 정말 재미있다고 느낀 작품은 대부분 한국이나 미국 작품”이라며 “(일본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