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저금리 생각하고 집 샀다면 조심"…영끌족에 또 경고장 날린 이창용

■이창용 한은 총재 기자간담회

금리하락 기대가 부채증가 원인

1~2%대 금리 가능성 크지 않아

가계부채 연착륙 위해 총재된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금융 비용(금리)이 지난 10년처럼 1~2%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본인이 (금융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면서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집값 바닥과 금리 하락 기대감에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다시 빠르게 늘어나자 이 총재는 ‘영끌족’을 향해 또다시 경고장을 꺼내 들었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가계부채 급증 원인에 대해 “부동산 대출이 늘어난 것은 많은 사람이 금리가 안정돼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예측이 많아지고 ‘집값이 바닥이니 대출 받자’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진단했다. 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나오면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회피한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무리하게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젊은 세대를 향해 “걱정스러운 것은 집값 바닥 인식과 함께 이자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투자하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가 다시 낮은 금리로 갈 것이라 생각하고 집을 샀다면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앞서 이 총재는 3월에도 대출로 집을 사려는 젊은 세대에게 “부동산 투자의 불패 신화가 미래에도 계속 이어질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이자율 등을 고려해 자기 능력에 맞게 좀 더 신중한 자산운용을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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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증가세를 억누를 수 있는 당국의 카드로 이 총재는 우선 규제와 같은 미시적 정책 대응을 언급했다. 그는 “미시적 정책을 통해 가계부채 흐름을 조정해보고 그래도 시장 반응이 부족할 경우 거시 정책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정책 당국과 한은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더 올라가지 않도록 조정하고 점차 낮춰가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강한 의지도 재차 드러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연착륙은 내가 한은 총재가 된 이유 중 하나”라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0%를 넘어가면 경제성장이나 금융 안정에 제약이 올 수 있는 만큼 현재 101%까지 내려온 비율을 100% 아래로 떨어뜨리고 점진적으로 80% 수준까지 낮추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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