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수도권 총선 전략’ 핵심 자산인 중진들이 본격적인 선거전 채비에 나섰다. 국민의힘도 24일 공천 작업의 밑그림인 ‘조직 정비’ 작업을 일부 마무리 짓고 총선 준비 태세에 돌입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창립 포럼에서 취재진과 만나 “수도권은 항상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어떤 선거 결과가 나올지는 선거까지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지만 여권 내 존재감은 여전하다. 당 안팎에서는 나 전 의원이 여권의 열세 지역으로 평가받는 서울에 바람을 일으킬 인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영향력을 보여주듯 나 전 의원이 발족한 이날 포럼에 국민의힘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윤재옥 원내대표, 권영세·안철수 의원 등 중량감 있는 당내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나 전 의원은 ‘포럼 출범이 총선 전 몸풀기라는 해석도 있다’는 질문에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면서도 “그동안 지역에서 현장의 목소리에 집중했고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한 진지한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중앙 정치로 복귀해 여당 중진으로서 제 역할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도 축사에서 “(나 전 의원은) 우리 국민의힘의 아이콘이자 최고의 리더”라며 “잘 이끌어나가려면 배지가 필요하겠다. 계급장이 있어야 일하지 않겠느냐”고 치켜세웠다. 보수 진영의 잠룡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출마 의지를 보여주는 메시지를 던졌다. 원 장관은 이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이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대선에서) 말만 정권 교체가 됐지, 여의도에서 벌어지는 정치 상황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몇 달 앞으로 다가온 국가적 재편에서 정권 교체 강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야당의 터무니없는 공세에 맞서서 내년 (총선에서) 좋은 여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여당 간판으로 국민의 심판을 받는데 저도 정무적 역할을 하고 모든 힘을 바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무위원으로서 정책 성공에 책임을 다하되 총선 승리를 위한 행보에도 나서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날 국민의힘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사고 당원협의회 지역위원장 인선을 결정했다. 36곳의 사고 당협 위원장들은 향후 최고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임명된다. 서울(9곳), 인천(3곳), 경기(14곳) 등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이 대다수인 만큼 그 결과에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