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흉악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치안 강화를 위해 의무경찰제도 재도입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의무경찰은 2년 전까지만 해도 군 입대를 앞둔 남성들에게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 대상이었다. 따라서 지원자들이 재수·삼수까지 불사하며 치렀던 이른바 ‘의경고시’가 부활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의무경찰제가 다시 도입될 경우 집회나 시위 등에 투입됐던 이전과는 다르게 치안 업무 위주의 임무가 부여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경찰력 부족과 이상동기범죄의 급증으로 인해 치안 공백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의경 부활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의무경찰이 새로 창설되게 되면 집회·시위 등에 투입되는 것이 아니라 방범·순찰이 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치안 예방 강화를 위해 신속대응팀 경력 3500명, 주요 대도시 거점에 배치될 4000명 등 7500~8000명 정도를 순차로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의경은 지난 2021년 11월 마지막 기수를 모집해 올해 5월 해당 기수의 전역으로 전면 폐지됐다. 그러나 2021년 6월에 있었던 의무경찰 마지막 기수 모집에 전국에서 1만 336명이 지원하면서 31.4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만큼 의무경찰제가 부활한다면 이전처럼 지원자가 몰릴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군에 입대해 병역의 의무를 지는 것 보다 비교적 도심에 위치한 경찰관서에서 생활하면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인식이 큰 탓이다.
의무경찰제 폐지 이전 의무경찰 선발 방식은 적성검사, 신체검사, 체력검사, 범죄경력조회, 추첨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좋은 성적으로 앞선 단계를 통과해도 추첨되지 못하면 재수, 삼수까지 하며 다시 시험에 응시하는 경우도 많아 ‘의경 고시’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다. 의무경찰으로 활동하다 전역한 박 모(28)씨는 “나는 운이 좋아 2번째 응시에서 선발됐지만 주변에 5번 응시해서 겨우 붙은 사람도 있다”면서 “의무경찰제도가 부활한다면 아무래도 군 복무를 앞둔 이들에게 또다시 높은 인기를 끌 것”고 설명했다.
일선 경찰관들도 의무경찰제도 재도입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충남 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경찰관은 “(의무경찰제 재도입에 대해)많은 경찰관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실제로 업무나 치안 유지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국방부 등 관계 부처와의 협의가 진행되려면 짧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의무경찰제 재도입 시 선발 방식이나 인원 등이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 경찰청 관계자는 “일단 여러 부처와 협의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선발 인원, 방식 등은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