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달은 태양계에서 가장 뜨거운 부동산" 미중러 경쟁에 신흥국도 가세

■[Global WHAT]달 향한 新패권경쟁

美 아르테미스 vs 中 창어 공정

인도 민간 강화…日 착륙 재도전

한국도 2032년 첫 발사 목표로

나사 "이번 세기내 희토류 채굴"





“인도가 달에 있습니다.”

스리드하라 파니커 소마나트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최고책임자는 23일 오후 6시께(현지 시간) 찬드랴안 3호가 인류 최초로 달의 남극 부분에 착륙하자 이같이 밝혔다. 전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던 러시아(루나 25호)가 며칠 전 달 착륙에 실패한 굴욕과 대조를 이뤘다. 이처럼 달을 향한 강대국들의 패권 다툼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올해 5월 “미중러 간 신(新)냉전이 우주로 확대됐다”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우주를 작전구역으로 선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달에 유인 우주기지를 건설하려는 미중 간 경쟁에 이미 불이 붙었고 인도의 성공에 자극받은 일본·이스라엘 등도 달 탐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이 달 탐사와 기지 건설에 힘을 쏟는 것은 달에 묻혀 있는 희귀자원을 채굴하고 달을 우주탐사의 거점으로 삼기 위해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달을 ‘태양계에서 가장 뜨거운 부동산’에 비유하기도 했다. 2019년 중국이 ‘희토류 무기화’ 가능성을 내비치자 짐 브라이든스타인 당시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국장은 “이번 세기 내에 달 표면에서 희토류를 채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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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주목되는 국가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을 넘어 우주공간을 놓고 양보할 수 없는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 주도의 우주 프로젝트에 한국 등 27개국이 참여하고 중국이 러시아와 손을 잡으면서 양국의 우주경쟁은 이제 ‘민주주의 국가’와 ‘권위주의 국가’ 간 대결 양상으로까지 전개되고 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올해 초 “미국과 중국의 달 경쟁이 점점 심해지면서 향후 2년 안에 누가 우위를 점할지 결판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사가 추진하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2025년까지 달에 우주비행사들을 다시 착륙시키고 2028년까지 달에 거주가 가능한 유인 우주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 아르테미스 1호를 달 궤도에 안착시키고 돌아오는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 입안돼 시행됐으나 중국의 우주진출을 견제하려는 조 바이든 행정부도 이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창어(嫦娥) 공정’에 따라 2013년 발사한 창어 3호로 옛소련(현 러시아)·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바 있다. 2030년까지 유인 달 착륙을 실현하고 이후 달에 원자력발전으로 구동하는 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중국의 최종 목표다. WP는 “우주에서 미국을 빠르게 추격하는 것이 시진핑 국가주석이 내세우는 중국 기술력에 대한 민족주의적 자부심의 원천”이라고 분석했다.

인도는 민간 영역에서도 활발한 우주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스페이스X에서 영감을 받은 인도의 우주 엔지니어들이 스스로 사업을 시작했다”며 “ISRO의 지난 회계연도 예산은 15억 달러 미만이나 인도의 민간 우주경제 규모는 이미 최소 60억 달러에 이르렀고 2025년에는 3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도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26일 소형 달 탐사선 ‘슬림(SLIM)’과 천문위성 ‘크리즘(XRISM)’을 탑재한 H2A 로켓 47호기를 쏘아 올리며 달 착륙에 재도전한다.

한편 한국도 달 착륙 계획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은 특히 2032년 첫 달 착륙선을 발사한다는 목표로 우주발사체(로켓)를 포함한 기술과 인프라 개발에 착수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63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달 착륙선 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10월께 발표되며 이를 통과하면 내년부터 개발이 시작된다. 착륙선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2조 1324억 원 규모의 ‘차세대 우주발사체’ 개발 사업도 이미 예타를 통과했으며 최근 박창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체계종합연구부장을 사업단장으로 선임해 본격 진행되고 있다. 사전 준비로 미국의 유인 달 기지 건설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 확대도 지속 추진하고 있다. 미국이 만들 달 궤도 우주정거장으로 우리 과학자를 파견하고 심우주 통신, 로봇과 모빌리티 기술도 함께 개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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